증권가 "삼성전자, 2Q 바닥 찍고 하반기 상승 기대"

"모바일·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 회복"...글로벌 경기가 관건

디지털경제입력 :2019/04/09 14:39    수정: 2019/04/09 14:44

삼성전자가 1분기 기대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반등 시점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이 대세지만, 하반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며 미래를 더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잠정실적 공시에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6조2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2.27%, 영업이익은 42.59%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13%, 영업이익은 60.36%나 감소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 증권가 "2분기 바닥찍고 하반기 상승 기대"

2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증권가는 2분기 들어 반도체 재고 감소에 따른 관련부문 실적의 소폭 개선을 전망하면서, 본격 반등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26일 공시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연초 업계는 1분기를 삼성전자 실적의 바닥으로 봤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 불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돼 삼성전자의 실적 바닥이 2분기로 밀렸다.

미래에셋대우 박원재 연구원은 "반도체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에도 수요 회복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모바일 D램 출하 증가에도 불구하고 PC, 서버 수요 부진으로 비트그로스는 마이너스 2%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사에 비해 작년 4분기 판매수량 감소 폭이 컸기 때문에 1분기 수량 감소는 곧 재고 증가를 의미한다"며 "낸드의 평균판매가(ASP) 하락폭도 예상보다 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D램과 낸드 출하 증가, 기기 제조업체의 하반기 대비에 따른 주문량 증가에 따라 2분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 저점론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삼성전자 실적 현황(2017년 1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51조7천억원(전년대비 12% 감소), 영업이익 5조8천억원(전년대비 61% 감소)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IM부문의 마케팅비용 증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악화를 이끌어 왔던 모바일과 서버 D램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급감했던 낸드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분기를 지나면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 파운드리 사업 강화, OLED 신규 고객 확보, QD-OLED TV 시장 진출 등 주가 상승 견인 요인이 산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요가 2분기 후반부터 증가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 하반기 반도체 수요 증가 요인 '모바일, 데이터센터'

IT시장의 통상적인 계절적 수요 흐름은 하반기 상승이다. 모바일, PC 등의 신제품 출시가 하반기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사의 주문량이 2분기부터 늘어나 3분기 정점을 찍는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매출은 52조3천원, 영업이익은 6조3천억원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풍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반도체사업부의 M&A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2분기부터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 개선이 기대되고 , 하반기 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도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박원재 연구원은 "IM 부문은 갤럭시 S10 시리즈와 A 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판매 수량 증가에도 대폭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우며, 수익성 개선 효과는 2020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2세대 프로세서 최상위 제품인 9200 프로세서(왼쪽,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의 신규 CPU 출시도 하반기 반도체 수요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및 IT 수요가 3분기부터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2분기까지 메모리 반도체에 큰 폭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본격적 반도체 수급 개선은 3분기부터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인텔의 신규 서버 CPU 캐스케이드레이크가 출시되고, 최근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도 축소되고 있어 신규 CPU 본격 출하와 함께 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가 3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중추를 이루는 고객사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신 인텔 CPU 상품을 추가해야 하는 만큼 반도체 구매량도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 연구원은 “생산기준으로 반도체 공급이 3분기부터 크게 줄어들 전망이며, 작년 말부터 주요 업체가 신규 캐퍼 투자를 대부분 중지했고, 최근 일부 업체는 감산도 시작했기 때문에 수급 영향이 3분기부터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IMF 등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

업계와 증권가의 하반기 기대는 세계 경제 전반의 흐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의 무역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는가가 관건이다. 미국의 경기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유럽 지역의 경기도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까지 겹쳐 부정적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극심한 혼란에 빠진 브렉시트 사태, 미국의 금융 긴축 등 하반기 경기반등을 어렵게 할 불안요소도 산적했다.

관련기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2일 미국 상공회의소 강연에서 "세계경제가 성장모멘텀을 잃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형국"이라며 "올해는 세계 경제의 70%가 성장이 둔화하는 어려움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 하반기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봤던 최근까지의 전망이 지금은 매우 불안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