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첫 실적 발표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공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반토막' 나면서 10분기만의 최소치를 기록했다. 중추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아 끌어내리고 있다. 2분기도 개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삼성전자는 5일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5조6천400억원)보다 60.36% 감소한 6조2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조원으로 전년 동기(60조5600억원) 대비 14.13%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6일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부문에서 예상보다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다.
■ 애플 아이폰이 삼성전자를 흔들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사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동기보다 15% 줄었고, 그 타격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받았다. 투자업계는 수천억원대 영업적자를 예측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XS 시리즈 생산량을 10% 감축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에서 OLED 채택을 줄이는 추세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적자가 2분기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됐다. 최고기록이던 작년 3분기 영업익 13조6천500억원의 30% 수준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8Gb DDR4)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약 9천305원)에서 올해 3월 4.56달러(약 5천181원)로 하락했다. 낸드플래시(12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1월 4.74달러(약 5천385원)에서 올해 3월 4.11달러(약 4천669원)로 내렸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 시장 수요를 위축시켰고, 고객사 및 업계 재고 증가가 판매를 감소시켰다. D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과 서버 출하 둔화 등 영향으로 글로벌 PC 제조사는 물론 서버 제조사의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다.
IT모바일(IM)부문의 경우 1분기에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는 2조1천억원~2조7천억원 수준의 예상치를 냈다. 전 분기보다 낫지만,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1분기말 출시된 스마트폰 신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지만, 본격적인 매출은 2분기에 반영된다. 또한 ▲부품원가 상승 ▲시장점유율(판매량) 확대 전략 등 단가 상승요인이 존재한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5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가전 부문의 전년동기 영업이익은 2천800억원이었다. 전분기는 6천8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가전 분야 실적은 평균치다. TV사업이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생활가전 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2분기도 실적 개선 기대 어려울 듯
2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이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D램 및 낸드 가격 하락세가 유지되고, 디스플레이 부문의 호재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갤럭시S와 갤럭시A 시리즈 판매에 2분기 성적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전까지 판매감소를 보여 삼성디스프레이 매출 기여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가격 하락세의 유지로 2분기까지 실적하락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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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2분기에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이 2분기 경기부양책에 나서면서 IT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한동안 주문이 없었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서버용 D램 주문이 시작됐고 하반기 반도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부문의 경우 2분기에도 2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10과 갤럭시 폴드, 5G 제품 등의 매출이 반영되지만,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춘데 따른 초반 영업비용 상승으로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