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위 블록체인 이더리움이 데이터 처리 방식과 합의 알고리즘 변경을 포함한 대형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거래 요청이 6초 안에 처리될 만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더(ETH, 이더리움 자체 화폐)를 신용카드처럼 쓰는 게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또, 누구나 일정량의 이더리움(32ETH)만 네트워크에 예치하면 노트북으로도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더 많은 사람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탈중앙화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서 이더리움2.0 업그레이드의 주요 내용을 소개 하며, 이같은 변화를 예고했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2015년 론칭된 이후 여러번의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이더리움2.0은 지금까지 진행된 업데이트와 사뭇 다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더리움2.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적 변화는 데이터 처리 방식의 변화인 샤딩과 새로운 합의알고리즘인 지분증명(PoS)이다.
부테린은 샤딩에 대해 "지금은 네트워크 내 모든 컴퓨터가 모든 거래를 입증해야 하는데 샤딩이 적용되면 일부 검증자가 일부 데이터만 검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통해 확장성을 아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화인 PoS에 대해선 "기존 합의 알고리즘인 작업증명(PoW)이 지나치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컴퓨팅 파워에 의존적여 문제였다"며 "PoS는 PoW의 대안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런 기술들의 도입으로 이더리움2.0은 데이터 검증부터 기록까지 단 6초면 끝낼 수 있게 됐다는 게 부테린의 설명이다. 지금 이더리움은 1초에 15건의 거래 밖에 처리할 수 없고, 거래가 번복되지 않는 '확정' 상태가 되려면 수분이 소요된다.
부테린은 "(이더리움2.0에서는) 수초 안에 검증이 완료되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쓰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 금융 수단과 블록체인 수단 사이 격차를 줄이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라며 "강력하고 효율적인 수단이 되고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불편함 없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테린은 이날 합의알고리즘을 PoS로 전환하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자로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누구나 32개 이더만 있으면 검증자가 될 수 있고, 많은 이더를 예치할 수록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도 커지고 보상도 커지는 구조다.
부테린은 "이제 채굴을 하기 위해 전문 시설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며 "이더 수백개를 예치하는 수준이면 노트북으로도 검증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술적 변화의 목표가 "안전하고 분산화된 방식으로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데" 있다며 "궁극적인 지향점은 분산화에 맞춰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사기야 vs 실체야"...루비니 對 부테린, 암호화폐 최고수들의 설전2019.04.05
- 루비니-부테린 암호화폐 토론, 입장차 컸지만 유쾌했다2019.04.05
- 이더리움 창시자 부테린 "암호화폐, 당연히 사기 아니다"2019.04.05
- 루비니와 부테린이 한국서 맞짱 토론하는 이유2019.04.05
부테린은 "일정 시점이 되면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성 측면에 있어서 기존 시스템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왜 블록체인을 써야 하냐고 질문하지만 그때가 되면 왜 블록체인을 쓰지 않느냐고 질문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이 그런 수준에 도달하면 세상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