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건강관리 잡은 스마트벨트, 일상 녹아들 것”

[인터뷰] 손기정 웰트(Welt) 이사

홈&모바일입력 :2019/02/18 16:52

스마트워치를 필두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가 점차 대중적 액세서리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Welt)는 향후 2~3년 뒤면 스마트벨트도 낯설지 않은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에서 2016년 분사한 웰트는 과식 감지부터 낙상 위험 예측까지 가능한 스마트벨트 ‘웰트(welt)’로 국내를 넘어 해외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손기정 웰트 이사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시계처럼 일상에 녹아들 수 있는 스마트 아이템을 개발해보자고 생각한 끝에 벨트라는 대중 액세서리를 선택하게 됐다”며 “또 대중화된 벨트에 어떤 새로움, 차별점을 잘 입혀 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하며 제품을 개발했다”며 스마트벨트 출시 배경을 말했다.

손 이사는 웰트의 차별점으로 패션과 스마트 헬스케어 기능 두 가지를 꼽았다. 패션을 꼽은 이유는 우선 디자인적으로 매력적인 벨트가 아니라면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스마트벨트로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몸에 걸치는 웨어러블 제품이라면 디자인도 신경써야 한다. 애플워치가 좋은 예시”라며 “시계나 벨트는 사람들에게 기능을 떠나 디자인적으로 보이는 면이 강하다. 웰트의 주요 타깃인 2030대는 디자인에 더 예민하다”고 설명했다.

손기정 웰트 이사가 스마트벨트 '웰트'와 웰트 애플리케이션을 띄운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웰트는 스마트벨트에 패션성을 부여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통신(ICT) 전시회 CES 2019에서 공개한 최신 스마트벨트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스티듀퐁(S.T. Dupont)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다. 웰트의 첫 제품도 빈폴과 협력한 결과물이다.

웰트의 스마트 헬스케어 기능은 허리에 차는 것만으로 ▲허리둘레 측정을 통한 과식 감지 ▲앉은 시간 측정 ▲걸음 수 측정 ▲출퇴근 시간 설정을 통한 사용시간 측정 등이 가능한 것이다. 측정된 데이터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웰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착용자는 웰트 앱을 통해 건강과 관련된 본인 생활 패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에스티듀퐁과 협업한 스마트벨트에는 낙상예측 기능까지 들어갔다. 웰트가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개발한 기능으로 스마트벨트 탑재로는 세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착용자 걸음걸이 균형과 보행 속도 기반으로 낙상위험 평가(Fall Risk Assessment) 수준을 분석해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애플워치 등에 적용된 낙상감지 기능보다 더 유용하다고 손 이사는 자신했다.

손 이사는 “CES 부스 방문객들도 웰트의 앉은 시간 측정과 과식 감지, 낙상예측 기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대부분의 웨어러블 제품은 팔에 차야 하는데 팔 위치에 따라 낙상 예측 정보가 불균형할 수 있다. 그러나 벨트는 고정된 위치에 달려있어 넘어질 때 더 정확한 정보를 감지할 수 있다. 웰트는 착용자에게 ‘당신의 패턴을 보니 낙상 위험이 있다. 주의를 기울여라’라고 알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추가 기능을 포함해 낙상예측 기능 기술을 고도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웰트 홈페이지에 소개된 스마트벨트 '웰트'의 스마트 헬스케어 기능.(사진=웰트)

웰트는 더 유용한 스마트벨트를 만들기 위해 어떤 건강 정보를,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낙상예측 기능의 고도화 방향 중 하나도 사용자들에게 예측 정보를 더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다.

손 이사는 “현재 보유한 기능들을 충실히 구현하는 것은 물론 기능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야 벨트를 통해 선제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일상에서 부담 없이 꾸준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명품 브랜드 협업 통해 제품 라인업 확대

웰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프랑스 명품업체 에스티유퐁과의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을 공개했다.(사진=웰트)

웰트는 올해부터 제품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에스티듀퐁을 시작으로 해외 브랜드 협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프리미엄과 중가 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제품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웰트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회사 기술력을 알리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중가 제품은 스마트벨트 인지도와 시장 확대 역할을 맡는다. 이미 유럽의 여러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가 웰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향후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나오면 에스티듀퐁 때처럼 벨트에 웰트 브랜드명이 ‘powerd by WELT’ 형태로 들어간다.

웰트는 올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미국, 유럽 지역에서 유통사를 발굴 중이다. 이중 일본은 이미웰트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시장이 됐다. 의료비용이 높은 미국은 건강관리 수요가 높은 만큼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 거점을 잡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성용 벨트, IT기업과의 협업, B2B 사업 모델, 벨트 외의 스마트 웨어러블 아이템 등을 신사업 아이템으로 고려 중이다.

손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대형 IT기업들이 웰트 기술력과 제품에 관심을 표하면서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론칭되는 프로젝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을 하더라도 우리가 가장 잘하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분야에 집중하려고 한다. 우리 사업 분야를 아우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당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미래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 “액세서리의 스마트화, 자연스런 풍경될 것”

웰트는 앞으로 몸에 걸치는 다양한 액세서리, 웨어러블 제품에 스마트 헬스케어 기능이 자연스럽게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들이 액세서리를 이용해 본인 건강 생활 패턴을 쉽게 확인하고 미리 관리하는 풍경이 익숙해질 것이란 시각이다. 액세서리로 측정한 생활 건강 데이터가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AI) 스피커나 TV 등과 연동된다면 이 같은 추세는 더 빨라질 것으로 웰트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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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이사는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도 스마트 헬스케어 기능이 적용된 웨어러블 제품을 내놓거나 관련 사업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도 웰트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은 날씨처럼 항상 궁금하고 알려줘야 하는 정보”라며 “언젠가 AI스피커가 아침마다 오늘 날씨를 알려주듯이 스마트벨트 등이 측정한 데이터를 토대로 어제 활동량을 알려주고 오늘 활동량을 추천하는 일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 웰트의 사업 비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