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전자기업 삼성전자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는 물론 피부 측정이나 센서, 뇌자극 시뮬레이션,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스마트 헬스케어시장에서 미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아직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않았지만 여러 헬스케어 서비스가 모이는 플랫폼을 노리거나 개인용 피부장벽 측정기, 과식을 모니터링해주는 벨트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출시해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이 주최한 '스마트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와 네이버, 지파워, 웰트, 뮨, 뉴로핏, 스튜디오 크로스컬쳐 등 수 많은 기업들이 사업 전략과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자사 헬스케어 서비스 ‘삼성 헬스(samsung health)’를 B2B2C(기업 간 거래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시킨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방향을 잡고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와 제품을 담아내도록 헬스케어 기업들과 적극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갤럭시 워치 등 자사 헬스케어 제품의 건강 모니터링 기능이나 수명도 늘린다.
이광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헬스사업팀 부장은 “2015년 삼성 헬스 사업 방향을 플랫폼으로 잡으면서 자사 단말기에만 지원되던 것을 넘어 모든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다운로드를 지원하게 됐다”며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이 아니므로 독자적으로 가지 않는다. 파트너가 필요하다. 이미 혈압계, 혈당계등 파트너사 제품을 포함한 70개 기기가 삼성 헬스와 연동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헬스를 금융사 고객이나 회사 임직원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공급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 부장은 “미국에선 회사가 임직원 의료비를 지원하는 부담이 특히 크다. 미국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웰닥(WellDoc)과 협력해 임직원 건강관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이달 말부터 본격 론칭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하는 보험사도 차별화된 서비스가 중요한데 삼성 헬스를 통해 건강 증진을 유도하고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며 “당사와 삼성화재가 협력해 만든 건강관리 서비스 ‘애니핏’도 삼성 헬스에 들어와있다”며 “(애니핏 고객의) 걸음수나 달리기 등을 모니터링해 파트너사 제품을 구입할 수 잇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자사 클라우드를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김경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상무는 “네이버는 한국어를 활용하는 기능 개발에 많이 투자했다. 한국어 음성인식 엔진은 별도 개발할 필요 없이 당사 API를 활용하면 된다”며 “얼굴 인식 개발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신러닝으로 실제 똑똑한 스마트 의료기기를 만들려면 머신러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지만 이 문제가 쉽지 않다”며 “최적화된 시간 과금을 지원하는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저비용으로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유망 스마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지파워, 월트, 뉴로핏, 스튜디오 크로스설쳐 등도 자사 헬스케어 서비스와 사업 전략을 알렸다.
지파워(Gpower)는 맞춤형 개인 피부 관리와 아토피피부염 환자 피구 건강 관리를 돕는 스마트 피부장벽 측정기 지피스킨베리어를 소개했다. 해당 기기는 피부 장벽의 핵심 바이오 마커(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 경피수분손실도와 피부수분도를 측정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피부 상태와 관리 정보를 전달한다. 해당 정보는 클라우드에 저장, 분석돼 의료진이나 스킨케어 사업자에 제공돼 원격 피부진단이나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한창희 지파워 대표는 “기존 임상장비는 고가지만 지피스킨베리어는 세계 유일의 개인용 피부측정장비”라며 “의료비가 비싼 미국에서 연말부터 원격 의료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미국은 피부과 진료 예약에 보통 33일 걸리는 데다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 해 약 86% 환자가 의료 서비스에 불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레알, 에스티로더, 피앤지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과도 협력 중”이라며 “내년에 맞춤형 스킨 솔루션을 글로벌 론칭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앉은 시간, 과식까지 측정해주는 스마트 벨트를 개발한 웰트는 자사 제품 소개와 함께 IT 기업들이 기술에만 집중하는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매일 사용하도록 만드는 요인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노키아에서 헬스케어 사업부문 위딩스를 매각하기 전 내놓은 제품 중에는 스마트 빗이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소비자 마음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며 “본인도 팀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기술적 부분인) 하드웨어와 벨트를 나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벨트는 언제나 찰 수 있도록 패션으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 소형화, 경량화, 저전력 기술을 목숨 걸고 개발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센서는 1시간 충전하면 2달을 가지만 더 늘릴 계획”이라며 “다양한 패션과도 콜라보하려고 한다. 프랑스 기업들과의 콜라보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뮨은 사용한 주사기 처리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주사기 자동처리기기(앤디·ANDY)를 소개했다. 오광빈 뮨 대표는 “국내 간호사 87%가 주사기에서 주사바늘을 분리할 때 자상 사고를 경험한다. 자상사고 때문에 B형이나 C형 감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감염 1회 발생 시 22만5천원 비용도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상성 폐기물 통이 있긴 하지만 분리 과정이 급하다 보니 2리터 통에 폐 주사기 50개가 채 들어가지 않는다”며 “카트에 달 수 있는 앤디는 칼날로 바늘 부분을 잘라 카트 아래쪽에 달린 통에 떨어지게 한다. (폐 주사기를 앤디에 집어넣는) 투입구와 칼날은 모듈화시켜서 편하고 위생적으로 교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뮨은 의료 현장에 1달간 앤디 시범 적용한 결과 처음에는 의료진들이 생소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의료 현장의 문제점을 잘 파악해 해소한 제품으로서 국내 외에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몽골, 필리핀을 1차 시장으로 보고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베트남 현지 병원에 시제품 보급사업을 진행했다.
오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6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며 “B형, C형 감염이 많이 발생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이미 콜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뉴로핏은 치매나 간질 환자의 정밀한 뇌자극 치료를 돕는 환자 맞춤형 뇌자극 시뮬레이션, 스튜디오 크로스컬쳐는 독거노인의 건강과 생활을 돌볼 수 있는 토이봇 ‘부모사랑 효돌’을 소개했다.
뉴로핏은 두개골을 열어 직접 자극기를 뇌에 삽입하는 방식과 비교해 두피에 전류를 흘려 뇌를 자극하는 안전하고 간편한 치료법 채택 사례가 늘고 있지만 치료 편차가 큰 점에 주목해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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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사랑 효돌은 IoT 기술이 적용돼 노인의 움직임과 활동을 실시간 감지하고 약 먹는 시간, 식사 시간도 알려줄 수 있다. 김지희 스튜디오크로스컬쳐 대표는 “부모사랑 효돌은 노인의 생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으며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연동된 연락처로 알림을 보낸다”며 “올해 동사무소와 보건소를 통해 전국 독거노인 가구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식약처가 주최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주관했다. ▲의료인공지능 ▲2018 의료제품 국가표준 워크숍 ▲기계기구류 표준 등 트랙도 함께 운영하며 현재 국내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산업 현황을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