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품 의심 윈도10, 오픈마켓서 버젓이 팔린다

오픈마켓 "사전 확인 어렵다..사후 모니터링 강화"

홈&모바일입력 :2019/02/11 17:41    수정: 2019/02/11 17:41

정품 여부가 불분명한 윈도10 운영체제가 오픈마켓에서 시중가 대비 10-20%에 불과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 취재 결과 쿠팡,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 국내 주요 오픈마켓 플랫폼에서 관련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정품 여부가 불분명한 윈도10 운영체제가 여러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그러나 이렇게 판매되는 윈도10은 비영리 용도, 혹은 비정상적으로 유출된 제품키일 가능성이 크다. 제품키가 어느날 갑자기 차단당할 수 있는 위험은 물론 기업체에서 이를 구입해 이용할 경우 사용권 계약에 어긋나기 때문에 불법복제 단속에 적발될 우려가 있다.

단순히 윈도10 설치 파일만 담은 USB 플래시 메모리나 DVD 등 저장매체를 판매하는 것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약관 위반에 해당한다.

■ "해외 병행수입 윈도10 단돈 1만원에 팝니다"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은 완제품 PC나 조립PC에 설치할 수 있는 윈도10 처음사용자용 패키지는 홈 버전이 16만원 전후, 프로 버전이 24만원 전후에 팔린다. 이들 패키지에는 정품 홀로그램과 간이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쿠팡,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에서는 정상가의 10%-20%에 판매되는 윈도10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윈도10 홈 버전은 정가의 10%에도 못 미치는 1만원이며 윈도10 프로 버전 역시 2-3만원 대에 팔린다.

해당 상품 판매자들은 제품 상세설명 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은 해외에서 병행수입되었고 패키지와 설명서, DVD나 USB 플래시 메모리 등 불필요한 구성품을 빼고 제품키만 공급하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 정품 여부 묻자 대부분 '답변 회피'

이들 업체는 대부분 결제가 확인되면 주문자의 이메일로 윈도10 설치 과정에서 입력할 수 있는 25자리 제품키만 발송한다.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한 업체에 상품의 정품 여부에 대해 문의하자 "제공하는 제품키는 설치는 물론 윈도10 정품인증이 가능하지만 일반 기업체에서 써서는 안된다. 정품 인증에 실패할 경우 얼마든지 제품키를 바꿔주겠다"고 답했다.

위메프에 올라온 또다른 판매자의 제품 상세 설명 페이지. (그림=위메프 캡처)

그러나 기자 신분을 밝히고 "병행수입 정품이 정품인증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과 제품키를 바꿔주겠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질문하자 이 업체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기자님 당신은 정품만 쓰나, 수요가 있어서 파는 것인데 왜 영업을 방해하는가"라며 반박 후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또다른 업체는 위메프를 통해 "현재 판매중인 제품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정품인증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매용 채널 제품이라는 사실이 조회되며 불법복제키나 기업용 대량 제품 키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위메프 역시 "판매자의 귀책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파트너사의 상품 판매를 강제 종료하는 것은 '갑질'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윈도10 설치파일 담은 USB 판매도 '약관 위반'

일부 업체는 원가 5천원에 불과한 8GB USB 플래시 메모리에 윈도10 설치 파일만 담아 2만원대 전후에 판매하기도 한다. 이들은 "윈도10 설치용 매체를 스스로 만들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윈도10 설치 파일만 USB 플래시 메모리나 DVD 등에 담아 판매하는 것도 약관 위반이다. (그림=쿠팡 캡처)

그러나 단순히 제품키가 빠진 윈도10 설치 파일만 USB 플래시 메모리나 DVD 등에 담아 판매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을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는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오직 최종 사용자의 사용을 위해서만 다운로드 가능하다. 윈도10 설치 파일을 임의로 매체에 저장하여 판매하는 것은 약관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윈도10 설치 파일을 담은 8GB USB 플래시 메모리와 '설치용' 제품키를 끼워 팔던 한 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상품을 판매 중단했다. 해당 판매자에 판매 중단 경위 등 제품에 대해 문의하였으나 "판매를 중단한 상품에 대해 답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다른 판매자들이 많이 있으니 그 쪽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 오픈마켓 "사전 검수 현실적 불가능"

티몬과 11번가, 위메프, 쿠팡 등 오픈마켓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해당 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올리는 '오픈마켓' 딜이며 모든 상품을 일일이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후 모니터링이나 신고가 접수된 제품에 대해 판매자에게 소명을 요구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거나 적절한 해명이 없을 경우 판매를 중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정품 소프트웨어 유통 협약을 맺은 11번가는 "해당 상품은 이미 판매자가 소명자료를 제출했지만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제출하였으며, 추가 소명이 없을 경우 상품 판매가 금지된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해당 업체가 판매하는 제품키는 법원의 판결문 등을 통해 권리침해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수입신고필증 서류 등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요청한 상황이며,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단될 경우 지체없이 판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가장 안전한 방법은 공식 경로 통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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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이크로소프트 굿윈도우캠페인 웹사이트 중 일부. (그림=웹사이트 캡처)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구매했다 선의의 피해를 본 경우 구제책은 구입액 환불에 그친다. 티몬은 판매되는 상품이 정품이 아닐 경우 환불과 함께 상품가의 10%를 적립금 보상하며, 위메프는 구입액의 두 배를 환불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안전하게 윈도10을 구입하는 방법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와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인증 판매점을 통해서 구매하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를 위해 정품 구매를 위한 방법과 정품과 불법 패키지 구분법 등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굿윈도우캠페인' 웹사이트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