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금융, 제조, 유통, 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공인된 제3자 없이도 거래 기록의 무결성 및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활용해, 업무처리 절차를 간소화하고 참여자 간 협업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블록체인 솔루션 수요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블록체인 관련 지출이 15억 달러로 지난해 보다 두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5년 간 연평균 73.2 % 성장해 2022년엔 117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 필두로 유통.물류 추적에도 활용
인증서는 블록체인으로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분야다.
카카오 페이 인증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표적 서비스다. 기존 공인인증서가 복잡한 추가 설치를 요청하는 것과 달리, 카카오페이 인증은 카카오톡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추가적인 프로그램 설치없이도 간편하게 인증이 가능하도록 만든 게 장점이다.
카카오페이는 인증서를 암호화해(해시 값을 떠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려 놓고 인증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를 포함해 약 40개 제휴사가 카카오페이 인증을 이용 중이다. 최근엔 국민연금공단도 카카오페이를 도입해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예상연금액을 조회하는 등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삼성SDS, 아이콘루프, 블로코, 코인플러그 등이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간편 인증, 로그인 서비스 구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향후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 단순 로그인을 넘어 전자서명이 필요한 각종 신고·신청 등의 업무에도 블록체인 기반 간편인증이 도입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 분야에도 블록체인을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 제품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제품유통 상태나 정품 여부 등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롯데정보통신은 신선식품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유통 과정상에서 관리가 필요한 신선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 ‘블록체인 기반 콜드체인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글로벌에선 IBM이 월마트와 함께 망고, 돼지고기 유통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상용화 단계까지 온 사례가 있다.
■정부도 통관업무, 선거관리 등에 블록체인 적용
정부는 각 부처별로 블록체인을 활용해 혁신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42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인통관 업무에 블록체인 적용(관세청) ▲축산물 이력관리에 블록체인 적용(농림축산식품부) ▲블록체인 기반 간편 부동산 거래 시스템 구현(국토부)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시스템 구현(선거관리위원회) ▲국가 간 전자문서 유통 서비스 구현(외교부) ▲컨테이너 이동 시 발급되는 전자원장의 블록체인 기반 공유(해수부) 등의 총 6개의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간편 부동산 거래 시스템이 완성되면, 시범 지역인 제주도에선 부동산 담보 대출 신청자가 토지대장을 별도로 발급 받아야 하는 절차가 사라지고 은행 방문만으로 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토지대장을 국토부, 지자체, 금결원 등이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공유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정부는 내년에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예산을 10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기존 6개 사업의 운영을 지원하면서 새롭게 12개의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해외 각국의 정부도 행정 편의를 높이고 대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활용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선 수위 높은 규제책을 내놓고 있는 미국이 블록체인 활용에 있어선 가장 적극적이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지난 11월 중간선거 때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투표 시스템을 개발하고 해외 파병 군인들이 모바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 이들은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부재자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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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는 지난달부터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고 있다. 세금 결제는 비트코인 결제 처리 서비스 비트페이를 통해 이뤄진다. 사업자들이 각종 세금을 비트코인으로 납부하면, 오하이오 주 정부는 비트페이를 통해 달러 전환해 수금하는 형태다. 향후 이 서비스는 개인에게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기업과 정부는 암호화폐 투기 논란에서 자유로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실 사용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보다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 차원에서 블록체인이라는 용어보다 분산원장기술(DLT)을 적용했다고 이야기하는 사업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