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코인) 대표주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맥을 못쓰고 있다. 기축 통화 역할을 하는 두 리딩 코인 가격이 떨어지면서 코인 시장 전체에 한기가 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열기는 뜨겁다. 세계적 현상이다.
새로운 산업으로, 또 새로운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암호화폐를 금지한 중국 조차도 블록체인 산업 육성은 두팔 걷고 나서고 있다. 세계적 IT기업 IBM은 2014년부터 금융, 유통, 행정 등에 블록체인을 접목, 600개 이상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블록체인 진흥 주간을 선정하는 등 암호화폐와 달리 블록체인은 새로운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팀은 정부가 블록체인산업을 지원하면 5년 내 최대 17만5천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서울 강남에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속속 만들어내고 있다.
블록체인이 스타트업 탄생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블록체인 이제 비즈니스다'를 주제로 블록체인이 바꾸어 놓고 있는 산업 풍속도 등을 몇 차례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일자리 창출'이 국정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밝힌 올해 상반기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11.8%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더 높다. 무려 23.0%나 된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 시작한 2015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 4명 중 1명은 백수다. '고용 한파'를 넘어 '고용 쇼크'라는 말이 틀린말이 아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신산업분야의 민간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열린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일자리위) 8차회의에서 "좋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기업의 투자 촉진과 활력 회복을 통해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자리위에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차 등 신 산업분야에서 민간주도로 일자리가 창출되게, 정부는 규제 개선 등 지원에 나서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상당한 일자리 창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놓치고 있는 신산업 분야가 있다. 바로 블록체인이다.
최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팀이 발표한 '블록체인산업의 고용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을 지원할 경우, 향후 5년 내 최대 17만5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정부가 2022년까지 유망 신사업 5개 분야에서 창출하겠다고 밝힌 일자리 수보다 곱절 가까이 많은 숫자다. 일자리위는 미래차, 반도체디스플레이, IoT가전, 에너지신사업,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5개 분야에서 9만2천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한 블록체인은 끊임 없이 논쟁의 대상으로만 다뤄졌다. 블록체인은 '역사상 가장 우아한 사기'라는 주장부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있느냐, 암호화폐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ICO)를 허용해야 하느냐까지. 시원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언쟁만 벌였다.
이제 건설적이지 못한 논쟁은 접아두고 블록체인 산업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찾는게 국가적 이득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병태 교수는 최근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블록체인에 관련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블록체인 일자리는 비교대상 직업군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고, 일과 생황의 균형 및 기업문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지난해 암호화폐 투기 광풍에 놀란 정부가 코인포비아에 걸린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놓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산업, 이미 상당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블록체인 산업은 이미 상당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아이콘루프, 글로스퍼, 블로코, 코인플러그 등 국내 주요 블록체인 기술기업의 인력 규모 변화를 조사한 결과, 모두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현재 2~4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콘루프의 인력 규모는 지난해 12월 22명이었다가 올해 진행한 세 차례 공개채용을 통해 현재 103명까지 늘었다. 368%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사원도 15명 채용했다.
채용은 개발인력부터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 기획,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비즈니스 기획 분야 등 전 직군에서 이뤄졌다.
아이콘루프 탁형진 인사팀장은 "판교에 있는 대형 게임사나 IT기업들이 한해 평균 공개채용으로 모집하는 인력이 40~50명 수준인데 그것과 비교하면 아이콘루프는 거의 두배 가량 많이 채용했다"며 "일반 대기업도 이정도 규모의 채용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탁 팀장은 "(블록체인이 신사업이다 보니) 시장에 기술력을 가진 인력이 없기 때문에 시장 리딩 기업으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채용을 장려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최소 50~80여 명은 추가로 채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스퍼는 지난해 12월 30명에서 현재 90명으로 인력 규모를 200% 늘렸다.
글로스퍼 김보규 사업총괄 이사는 "자체 기술을 가지고 메인넷 사업을 하려면 수준있는 개발자들, 영업인력 확보는 필수"라며 "제대로 하려면 사람을 늘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블로코는 지난해 12월 33명에서 현재 83명으로(151%증가), 코인플러그도 지난해 12월 39명에서 65명(66%증가)으로 큰 폭 증원했다.
블록체인 산업의 또 다른 큰 축인 암호화폐 거래소도 인력확보에 적극적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2017년 6월과 2018년 6월 기준으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협회사를 대상으로 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대 9배까지 채용을 늘린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인력 규모 8명이었던 G사는 올해 6월 67명으로 838% 인력을 늘렸다. 이외에도 J사는 22명에서 101명으로(459%증가), I사는 21명에서 84명으로(400%증가) 임직원이 크게 늘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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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에 포함된 16개 업체를 모두 합치면 481명에서 1천136명으로 236% 성장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최대 현안인 일자리창출에 블록체인 산업이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면서 "산업 특성상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국가 경제 발전에 블록체인 산업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향적으로 바꿔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