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그동안 독점해 왔던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 제조를 다른 제조사에도 개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MFi 인증을 받은 모피, 벨킨, 앵커 등 외부 업체가 제조한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이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애플은 이와 함께 최근 국내 정식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 새 제품에서도 USB-C 기반 충전기와 액세서리 지원을 확대했다. 굳이 애플 순정 액세서리를 구매하지 않아도 간단한 변환 어댑터만 준비하면 기존 액세서리를 대부분 연결 가능하다.■ 맥루머스 "애플, MFi 참여사에 호환 케이블 제조 허용"
맥루머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1월 말 아이폰·아이패드 호환 프로그램인 MFi 참여 업체에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 제조를 조만간 허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동안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은 애플이 독점적으로 만들어 왔다. MFi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업체들도 호환되는 케이블을 공식적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없었다.
맥루머스는 홍콩 주변기기 제조업체 차저랩을 통해 입수한 문서를 인용해 "개당 2.88달러(약 3,400원)짜리 새 단자를 구매하면 해당 케이블 제조가 가능하며 제조업체 납품까지 약 6주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애플 이외의 업체가 생산한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꺾임이나 단선 등이 일어나기 쉬운 애플 정품 케이블보다 튼튼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케이블을 더 싼 값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다.
■ 국내 업체 제조 제품도 이르면 내년 2월 등장
국내 일부 업체도 이번 애플의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 규격 개방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8월 말에서 9월 초부터 애플의 USB-C to 라이트닝 규격 개방에 대한 소문이 공공연히 돌고 있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USB-C 보급이 가속화되는 등 전체 시장 상황이 바뀌었으므로 애플의 움직임도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대 관건은 애플이 MFi 프로그램 참가 업체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새 라이트닝 커넥터 수급 여부다. 그러나 국내 제조사들은 "짧은 시간 안에 제품 생산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이르면 2월 초, 늦어도 4월 전에는 이들 케이블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아이패드 프로 신형, USB-C 주변기기 호환성 ↑
지난 주 국내 정식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 11형 등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에 출시된 새 아이패드는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 단자를 이용해 충전과 데이터 교환을 수행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단자가 USB-C 규격을 따른 여러 기기와 쉽게 호환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구글 픽셀에 기본 제공되는 USB-PD 18W(9V, 2A) 어댑터와 USB-C 케이블로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또 구글 픽셀2 이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기본 제공되는 USB-C to 3.5mm 헤드폰 잭 어댑터도 꽂으면 바로 작동해 소리가 난다.
또 USB 저장장치나 스마트폰 등에 기본 제공되는 USB-C to A 변환 커넥터만 구하면 기존 MFi 인증을 받은 어댑터와 액세서리 등 재활용이 가능하다.
관련기사
- 프리스비, 11·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출시2018.12.11
- 애플은 새 아이패드 프로에 왜 USB-C 단자를 달았나2018.12.11
- VR 헤드셋 연결, USB-C 한 가닥으로 끝낸다2018.12.11
- 애플, USB-C 라이트닝 케이블 6달러 인하2018.12.11
단적인 예로 애플이 판매하는 USB-C 카메라킷의 정가는 4만 9천원이다. 그러나 시중에서 5천원 내외에 판매되는 USB-C to A 변환 커넥터를 이용하면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아이패드로 복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변화는 2015년 12인치 맥북 첫 출시 이후 USB-C 단자만 탑재한 노트북만 출시하고 있는 애플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또 외부 업체의 USB-C 주변기기, 혹은 이미 가지고 있던 USB 주변기기를 활용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도 이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