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인 '카카오T카풀' 드라이버 전용 앱을 출시하자, 택시 업계의 반발이 더 심해졌다.
카카오T카풀이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뿐 아니라, 아무나 카풀 드라이버가 될 수 있어 혹시 모를 범죄에 취약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사고 발생 시에도 책임을 묻거나 보상 받기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카카오 카풀은 정말 누구나 드라이버로 이용할 수 있을까? 확인 결과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과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었다. 차량 크기, 연식, 보험 등의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카풀 드라이버는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서비스 등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 카풀 이용자와 원활한 서비스 운영을 위해 여러 조건이 마련돼 있다. 이 조건을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하면 카풀 드라이버가 될 수 없다. 즉, 택시 업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업계의 반응이다.
카카오T카풀 드라이버를 뜻하는 크루 전용 앱을 다운받아보니 아무나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크루로 등록 하려면 자동차 등록증의 최초 등록 기준일이 만 7년 초과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렌터카나 경차, 소형차는 불가능하다. 준중형차 이상의 차량만 등록 가능하다.
이 두 조건을 만족시켰다면, 자동차 정면 사진을 등록해야 한다. 이는 실제 운행할 차량의 정보와 외관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사진을 반드시 등록해야지만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보험증도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자동차 보험증 내 대인배상2 항목이 반드시 포함돼 있어야 한다. 대인배상2는 1보다 보장 금액 수준이 높다.
가족 소유 차량을 등록하려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추가로 첨부해야 한다. 법인용 차량도 등록가능한데, 이 때는 재직증명서를 추가로 첨부해야 한다.
일부 드라이버 등록을 원하는 이용자들은 경차나 소형차가 해당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카풀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차량 크기나 연식에 제한을 뒀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의 범죄경력이나 사고 유무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그러나 현행법상 카풀 플랫폼이 범죄경력을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때문에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 정식 서비스 출시 일이 정해지지 않아, 등록 기준에 대한 작은 변화는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카풀 서비스인 풀러스처럼 경차나 소형차도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에게 카풀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법도 도입될 수 있다. 7년 이상 된 자동차는 성능기록부를 별도로 받는 등에 절차가 생길 가능성도 예측해볼만 하다.
카풀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좀 더 명확히 정해지면 드라이버 등록 조건이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크다.
국토부는 현재 1일 2회만 카풀을 할 수 있도록 횟수 제한을 두는 방식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카풀의 순수한 의미를 살리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운행될 수 있도록 직장인만 카풀 드라이버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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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택시 업계가 우려하는것 처럼 카풀을 우버처럼 전업화 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택시보다 요금도 저렴하고, 수수료도 내야 하는데 정부 지침 상 하루에 두 번만 할 수 있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서 카풀 드라이버 등록 기준을 설정했다"며 "향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업데이트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