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電, 3Q 가전·TV 선방하고도 쓴웃음…왜?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 ↓…내년 사상 최대 영업익 기대

디지털경제입력 :2018/10/21 12:42    수정: 2018/10/22 07:39

LG전자가 3분기 양호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 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탓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이번 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스마트폰 사업에 더해 호실적을 견인하던 생활가전과 TV 사업도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하면서다.

LG전자는 오는 25일 3분기 사업부문별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LG전자는 지난 5일 전년 동기(5천161억원)보다 44.4% 증가한 7천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2천241억원)보다 1.3% 늘어난 15조4천248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다소 하회하는 수준이다. 신흥국 통화 약세 등 부정적인 환율 여건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3분기 LG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를 8천억원대에서 1천억원 가량 하향 조정했다.

TV 사업은 달러화 강세와 이종 통화 약세 영향과 패널 가격 반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기존 추정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호조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키움증권의 분석이다. 생활가전 부문도 신흥시장 경기 불안의 영향이 불가피했지만 비수기에도 에어컨 판매 호조를 보였다.

14분기째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 둔화 속에서도 중저가 모델 확대와 모듈화 등 전략으로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주력 거래선들의 포트폴리오 변경으로 사업 환경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면서 흑자 전환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회 미세먼지 및 공기산업박람회 '에어 페어(Air Fair) 2018'에 참가업체 가운데 최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부는 4천억원 초반대 영업이익과 4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는 통상 가전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 호조와 지속된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나며 선방했다는 평이다. 지난 2분기 기록했던 연간 최고 분기 매출액 5조2천억원에는 못 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3분기 3천억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OLED TV는 전분기 대비 40% 이상 늘어난 35만8천대 판매됐지만, TV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프로모션이 늘어나고 TV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품믹스가 악화됐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LG OLED TV의 판매량은 1년 만에 약 3배 가량 증가해 전체 TV 매출에서 비중이 연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HE 부문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1천억원 중반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1천64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축소했다. 상반기에는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의 부진으로 1천억원 후반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LG전자의 연간 적자폭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와 마케팅 비용 축소, 플랫폼 전략 등으로 줄어들 전망된다. 흑자전환 시기는 2020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하루아침에 흑자로 돌아서기는 어렵겠지만 내년부터 준비했던 플랫폼들을 본격 선보이는 등 전반적인 체질 개선으로 적자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LG전자 모델이 중가 스마트폰 'LG Q8'과 스타일러스 펜을 소개하고 있다.(사진=LG전자)

자동차부품 담당 VC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3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VC부문은 최근 그룹 차원에서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 업체 ZKW 실적이 연결로 반영되면서 이르면 오는 4분기 흑자전환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내년 1월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적자폭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어규진 연구원은 “VC 수주잔고는 현재 34조원 수준으로 조만간 분기 1조원의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며 “연간 매출 1억8천억원, 영업이익률 8% 안팎을 기록한 ZKW의 매출인식도 연내 진행되면서 VC의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은 이제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간거래(B2B)사업본부는 300억원 후반~400억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중심으로 고수익성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태양광 모듈은 경쟁 심화에 따라 큰 폭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분기에는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LG전자는 전체적으로 4분기에 5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3분기보다는 낮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4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연말 소비 성수기 시즌 진입으로 OLED와 UHD TV 판매 확대, 프리미엄과 라이프스타일 가전 호조, ZKW 연결 실적 반영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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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 OLED TV 판매 호조, 스마트폰 사업부의 체질 개선, ZKW 인수가 이어지면서다.

노 연구원은 "소비양극화에 따른 프리미엄 소비 증가로 가전과 TV 부문은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ZKW, 로보스타 인수 등으로 전장부품, 로봇 관련 사업 등 중장기 사업포트폴리오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