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카메라 회사가 만든 풀프레임 미러리스

[리뷰] '니콘 Z7'...정직하고 빠른 AF 장점

홈&모바일입력 :2018/09/14 16:30    수정: 2018/09/14 16:40

니콘 Z7 미러리스 카메라. 4천 575만 화소 CMOS 센서를 탑재했다. (사진=니콘)
니콘 Z7 미러리스 카메라. 4천 575만 화소 CMOS 센서를 탑재했다. (사진=니콘)

니콘 Z7은 이달 말 글로벌 출시를 앞둔 니콘 첫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4천575만 화소 FX포맷 풀프레임 CMOS 센서와 최신 영상처리엔진인 엑스피드6를 탑재했다. 새로 개발된 Z마운트 렌즈는 물론 기존 F마운트 렌즈도 마운트 어댑터를 장착해 활용 가능하다.1인치 센서 미러리스 카메라의 부진 이후 절치부심한 니콘이 내놓은 제품인만큼 화질이나 해상력, AF 속도는 물론 오른손 그립이나 셔터 소리까지 세부적인 부분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기존 DSLR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터페이스

Z7의 각종 버튼과 다이얼은 기존 니콘 DSLR 카메라를 써 봤던 사람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각종 메뉴와 인터페이스 역시 큰 변화가 없다. P/A/S/M 등 모드 다이얼도 그대로 살아남았다. 오른손으로 카메라를 잡았을 때 그립감도 양호하다.

기존 모드 다이얼도 온전히 살아 남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장 크지만 눈에 띄지 않는 변화로는 USB-C를 들 수 있다. 이제는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USB-C 단자로 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 제공되는 충전기만 있으면 굳이 무거운 전용 충전기를 챙길 필요가 없다.

아직 어도비 라이트룸 클래식이 Z7을 지원하지 않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촬영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워크플로우 구성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LCD 모니터 각도는 위로 90도, 아래로 45도까지 조절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저장 매체로 XQD 메모리카드를 선택한 것은 여러 모로 의문이 남는다. 최근 출시된 SD카드 저장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된데다 4K 동영상 저장에도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같은 용량의 SD카드에 비해 XQD 메모리카드는 비싸다.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려워 SD카드를 어딘가 놓고 왔을 때 긴급히 대처할 방법도 없다.

■ 정직하고 빠른 AF, 그러나 개선의 여지 있어

니콘의 AF(오토포커스)는 경쟁사인 캐논 제품보다 우위에 있다. 보급형 기종은 물론 상급기와 비교해도 상당히 후한 AF 포인트, 그리고 정확성 때문이다.

일부 구형 렌즈에서는 포커스 에이드도 지원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런 특성은 Z7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전체 센서 영역의 약 90%를 커버하는 영역에서 AF 포인트 설정이 가능하고 핀포인트 AF를 설정하면 아주 미세한 영역을 AF 포인트로 설정할 수 있다. AF 포인트는 총 493개로 시야에 들어온 거의 모든 피사체를 지정 가능하다.

AF-D 렌즈 등 일부 F마운트 렌즈는 초점을 수동으로 맞춰야 하지만 포커스 에이드 기능을 활용하면 큰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다. LCD 모니터나 EVF 오른쪽 아래에 나타나는 ▶●◀ 표시를 보면서 포커스 링을 돌리다 '●' 표시가 나타나면 원하는 곳에 초점을 보다 쉽게 맞출 수 있다.

오히려 불만을 남기는 것은 자동 영역 AF다. 카메라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출 영역을 선택하는 이 모드는 대부분의 경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러나 수풀 사이로 난 길이 있는 장면 등에서 취약함을 보인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 F마운트로 눈을 돌리면 끼워 쓸 렌즈는 많아

Z7에 쓸 수 있는 렌즈 폭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금까지 공개된 니콘 Z마운트 렌즈는 총 4종에 불과하다. 물론 이 렌즈로도 촬영에 필요한 대부분의 영역을 커버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렌즈가 필요하다면 기존 니콘 F마운트 렌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니콘 F마운트는 니콘이 만든 것과 시그마·탐론 등 서드파티가 만든 것을 포함해 수십 종이 넘는다. 단 유효 화소수가 4천만 화소가 넘는 이 카메라에 어울리는 렌즈가 의외로 적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해상력이다. 예를 들어 출시된 지 20년이 가까워지는 AF-D 렌즈를 장착할 경우 중앙 부분을 벗어나면 선명함이 크게 떨어진다. 최근 5~7년 안에 출시된 렌즈가 아니라면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24-70/F4 Z마운트 렌즈의 해상력 예시. (사진=지디넷코리아)
10여년 이전에 출시된 렌즈로는 해상력을 온전히 살릴 수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진 와이파이 사진 전송

전원이 꺼졌을 때도 블루투스 스마트(5.0)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자동 전송하는 스냅브리지는 니콘이 가진 특화 기능 중 하나다. 다른 회사 제품에도 비슷한 기능은 있지만 편의성에서는 아직 니콘을 따라갈 수 없다.

와이파이 사진 전송 기능도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기존에는 와이파이로 사진을 전송할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끊김 없이 사진이 전송된다.

그러나 여기에 쓰이는 스마트폰 앱인 니콘 와이어리스 모바일 유틸리티에 사소한 문제가 있다. 4천600만 화소로 찍은 사진을 원본 크기로 전송하면 파일이 깨지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가끔 발생했다. 이는 정식 출시 이전까지 앱 업데이트로 해결될 문제로 본다.

LCD 모니터의 터치 조작이 상당히 매끄럽고 지연도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진짜' 카메라 회사가 만든 풀프레임 미러리스

니콘은 2011년 CX포맷(13.2×8.8mm)을 쓴 미러리스 카메라인 니콘1 시리즈를 내세웠지만 소니나 삼성전자의 APS-C 센서 미러리스 카메라에 밀려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CX포맷이 주는 작고 가벼운 본체와 휴대성 등의 이점이 숫자에 자의든 타의든 밀린 탓이다.

약 2년간 공백을 두고 등장한 Z7은 여러 면에서 DSLR 카메라의 장점을 미러리스 카메라에 그대로 옮겨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새로운 마운트를 쓴 카메라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인 렌즈 부족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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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소니 일색이었던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에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다. 가전 회사가 만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진짜' 카메라 회사가 만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쟁이 이제 시작됐다.

▶ 촬영 사진 샘플 원본 다운로드 바로가기 (원드라이브) : https://1drv.ms/f/s!Aj8f0v7tesPMxD1-Zh1FV18aEeUd※ 사진마다 촬영에 쓰인 렌즈가 다르니 EXIF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