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로 밀린 니콘, 풀프레임으로 판 바꿀까

니콘 "1인치 미러리스 단종, APS-C는 당분간 계획 없다"

홈&모바일입력 :2018/08/28 15:50

니콘이 23일 글로벌 발표에 이어 28일 국내에서도 첫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Z6·Z7를 정식 공개했다. 지난 해 4월 대형 센서 장착 미러리스 카메라 개발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지 1년 4개월 만이다.

니콘이 28일 국내 공개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Z7.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은 Z6·Z7 출시를 통해 2015년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내외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1인치 미러리스 카메라인 니콘1 시리즈는 생산을 종료했고 APS-C 센서 탑재 미러리스 카메라도 고려치 않는다고 밝혔다.

■ 2015년 이후 굳어진 소니·캐논 2강 체제

각 제조사와 시장조사업체 등 추산에 따르면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60%에 가까워진 상태다. 그동안 소니는 알파7 시리즈를 위시한 전문가용 제품으로, 캐논은 EOS M 시리즈를 위시한 보급형 제품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 왔다.

니콘 Z7과 D850 DSLR 카메라의 크기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니콘은 최근 2-3년간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1년 CX포맷(13.2×8.8mm) 카메라인 니콘1 출시 이후 2015년 니콘1 J5까지 4년간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했지만 센서 크기 제약으로 국내외 소비자에게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니콘 Z6·Z7는 AF 속도나 정확도, 해상력과 화소 등 기본 성능이 가장 큰 경쟁자인 소니 알파7 시리즈와 같은 수준이다. 특히 10비트 HDMI 출력과 30p, 4K UHD 동영상 촬영 기능 등 동영상 관련 기능도 대거 보완했다. 각종 버튼 배치나 그립감, 셔터 소리 등 감성품질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니콘 본사 고큐 노부요시 영상사업부장은 "이번 Z시리즈 출시를 통해 DSLR과 미러리스에서 모두 풀프레임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니콘 "Z마운트 타사 개방 계획 없다"

새로운 마운트를 탑재한 카메라 출시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렌즈군이다. 콤팩트 카메라나 스마트폰과 달리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단초점 렌즈와 줌렌즈 등 촬영에 필수적인 렌즈가 없다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소니는 물론 캐논도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 당시 렌즈군 확보로 문제를 겪었다.

기존 F마운트 렌즈와 스트로브 등 액세서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은 Z6·Z7과 Z마운트 기반 24-70mm 표준 줌렌즈, 35mm·50mm 단렌즈 등 렌즈 4종을 출시한다. 기존 니콘 DSLR용 렌즈를 장착할 수 있는 FTZ 마운트도 동시 출시된다. 니콘은 최근 5년 안에 출시된 니콘 렌즈라면 노출과 오토포커스에서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로브 등 액세서리도 그대로 활용 가능하다.

렌즈 어댑터와 함께 렌즈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수단은 마운트 규격 개방이다. 소니는 2010년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 당시부터 고유 마운트인 E마운트 규격을 개방해 유명 렌즈 제조사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시그마나 탐론, 삼양옵틱스 등 다양한 회사들이 E마운트용 오토포커스 렌즈를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고큐 노부요시 영상사업부장은 "Z마운트 규격 개방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굳이 Z마운트 규격을 개방하지 않아도 탐론이나 시그마 등 주요 업체들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호환 렌즈를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러리스는 풀프레임에만 집중한다"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책정한 가격은 바디(본체) 기준 Z7이 370만원 전후, Z6가 250만원으로 각각 소니 알파7R Ⅲ, 알파7 Ⅲ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출시 가격인 Z7이 44만엔(약 450만원), Z6가 27만엔(약 28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Z시리즈 미러리스는 방진·방적 성능을 확보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은 미러리스 시장에서 당분간 풀프레임에 전력할 전망이다. 고큐 사업부장은 "보급형 시장은 니콘에 중요한 시장이지만 DSLR 카메라에서도 소형·경량 제품을 출시해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니콘1 라인업은 이미 생산이 종료되었으며 1인치 센서를 쓸지 어떨지는 시장의 동향과 고객의 요망을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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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미 캐논이나 소니 등이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APS-C(23.5×15.7mm) 센서 탑재 미러리스 카메라, 혹은 1인치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당분간 없음을 의미한다.

니콘은 Z7과 Z6에 소니 경쟁제품과 비슷한 가격을 매겼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은 8월 초부터 Z6·Z7 생산에 들어가 올해 말까지 각각 20만 대씩 총 40만 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단 고큐 사업부장은 "생산량과 판매 목표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