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新 전기차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

배터리 용량 조절-전기모터 배치 효율성↑

카테크입력 :2018/09/12 16:00    수정: 2018/09/13 10:05

현대기아차가 차세대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플랫폼’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향후 대중형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현대기아차만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전략은 지난 11일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기아차 니로 EV 전기차 미디어 시승회에서 언급됐다.

시승회 현장에 참석한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는 “2020년 이후 한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발표 슬라이드에서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상용화 시기를 ‘202X'로 표시했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전무는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될 차종에 대해서도 “현재 시점에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지금까지 나온 현대기아차의 모든 순수 전기차들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플랫폼을 재활용했다. 업계에서는 재활용한 플랫폼 자체를 순수 전기차 플랫폼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가 소개한 신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예상도 (사진=지디넷코리아)

내연기관 차량 플랫폼을 재활용하면 배터리 팩, 모터 등 전기차 구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 배치가 어렵다. 만일 순수 전기차용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제조업체들은 차급에 따라 배터리 탑재 용량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다. 또 평균 30분대(급속 충전 기준)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제네시스 브랜드 사업부장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도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개발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피츠제럴드 전무는 "제네시스만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빠르면 오는 2021년 늦으면 오는 2022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계획대로라면 현대기아차가 우선적으로 신형 전기차 플랫폼 기반 차량을 내놓고, 뒤이어 제네시스가 G80급의 순수 전기차 세단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니로 EV,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재활용해 제작된 전기차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현대기아차의 움직임은 다른 해외 메이커보다 2년 정도 늦은 편이다.

폭스바겐은 이미 지난 2016년초부터 소형 전기차 제작에 최적인 MEB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이 플랫폼은 빠르면 오는 2019년, 늦으면 2020년부터 양산차량이 적용돼 판매될 예정이다.

FF91 고객 인도를 앞두고 있는 패러데이퓨처도 미디어를 통해 향후 제작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개했고, EQ 브랜드를 앞세우는 메르세데스-벤츠도 온라인상을 통해 자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소개한바 있다.

GM이 현재 북미지역과 우리나라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볼트 EV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이 차량이 GM 내부 소형 해치백 플랫폼을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GM은 볼트 EV만의 독특한 플랫폼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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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뿐만 아니라 충전시간을 3분 정도로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EV(전기차)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800V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대부분 회사들이 사용하는 400V 급속충전 시스템 대비 EV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해당 충전 시스템을 활용하면 3분 충전에 100km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