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진입 방해말아주세요"

일반차가 진입 방해 여전...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주 발생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충전소 내 주차에 이어, 충전소 진입을 방해하는 행위가 여러 차례 목격되고 있다. 이 현상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관계당국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12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휴게소, 25일 인천 영종대교휴게소 등에서 충전소 진입을 방해하는 차량 주차 모습을 담았다.

구리휴게소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휴게소 내 일반 사선주차 구역 중간에 위치했다. 일반 자동차 오너들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주차면에 연두색 칠로 채워졌다. 이 곳이 전기차 충전을 위한 공간임을 뜻한다.

하지만 기자 방문 때인 12일에는 충전소 자체가 접근 불가능한 상태였다. 충전소 왼편 스포티지 차량이 충전소 주차선과 겹치게 주차를 하면서, 충전소 접근을 위한 공간이 사라졌다. 현재 출시되는 모든 전기차들의 충전소 접근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 충전소에는 전기차 충전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문구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기 왼편에 주차된 스포티지. 이 스포티지는 충전소 주차면과 겹친 채 주차됐다. 전기차들의 충전소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영종대교휴게소는 주말 인천공항 방문객들과 바다 경치를 즐기려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지상주차장과 지하주차장 공간이 거의 꽉 찰 정도로 붐볐다.

영종대교휴게소는 다른 휴게소와 달리 전기차 충전소 안내 표기가 잘된 편이다. 충전소 입간판에 전기차 충전소 표기를 크게 새겨넣기도 했다. 지상 주차장에 위치한 충전소 주차면도 다른 휴게소에 비해 폭이 넓고 길다.

하지만 이곳은 늘 불법주차하는 일반 차량 때문에 골칫거리다.

25일 당시에는 검정색 SM5 차량이 충전소 바로 앞에 사선주차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왼편에는 쏘나타가 이면주차됐고 오른편에는 벤츠 차량이 주차면 바깥에서 사선주차된 상태였다.

영종대교휴게소 역시, 충전 방해 행위를 제한하는 안내문이나 협조문을 충전소 주변에 부착하지 않았다. 주변에 주차 안내요원이 배치됐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제재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인천 영종대교휴게소 전기차 충전소 주변에 일반 차량들로 가득매운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월 18일 배포한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충전방해금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구역 앞이나 뒤 또는 양 측면에 물건을 쌓거나 주차를 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해당 법안은 오는 9월 말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행령 개정안이 7월에 나왔기 때문에, 개정안 공포 6개월 뒤인 내년 1월에 법안이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충전소 주변에 주차하거나 충전소 내 주차를 해도 과태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이달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만1847대의 전기차가 신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4.8%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 더 많은 전기차 오너들이 고속도로 휴게소를 자주 찾아 충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 수는 점점 늘어나지만, 충전소 자체 관리에 대한 정부당국과 휴게소 측의 움직임은 더딘 편이다. 법안 시행이 이뤄지기 전에 전기차 충전방해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자체 캠페인 실행이나 안내문 배포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