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이 오늘(24일)부터 전세계 50여개국에서 공식 출시된다. 다음 달부터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의 대화면 스마트폰 신제품도 잇따라 출격하는 만큼 앞서 하반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노트9을 국내를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 인도, 영국·프랑스 등 유럽 전역,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전역, 호주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출시국은 9월 초까지 120여개국으로 확대된다. 국내에서 오션 블루, 라벤더 퍼플 색상의 512GB 모델, 미드나잇 블랙, 라벤더 퍼플, 메탈릭 코퍼 등 3가지 색상의 128GB 모델로 출시됐다.
갤럭시노트9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첫 공개된 이후 국내에서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했다. 사전개통은 일주일 가량 진행돼 지난 21일부터 시작됐으며 당초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태풍 '소닉' 등 기상 악화와 512GB 재고 부족의 영향으로 31일까지 연장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상 악화로 인한 고객과 매장의 안전과 512GB 모델 판매 증가에 따른 재고 부족 등을 고려해 사전 개통 기간을 당초 25일에서 31일까지로 연장한다"며 "512GB 메모리를 탑재한 갤럭시노트9 스페셜에디션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9의 예약판매량은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9보다 높지만, 갤럭시노트8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갤럭시노트8의 경우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사태로 인해 대기 수요가 몰렸던 영향이 있었던 만큼,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갤럭시노트9은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사진 촬영, 프레젠테이션 화면 전환 등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 S펜', 촬영 장면을 인식해 자동으로 색감을 조정해주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4천 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 128·512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 외장 메모리 사용시 최대 1테라바이트(TB) 용량을 지원하는 메모리 등 성능을 갖췄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 사장은 "갤럭시노트9은 (전작인) 갤럭시노트8보다 더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갤럭시노트9을 주목해달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 전작 이상의 판매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는 128GB와 512GB 버전이 각각 109만4천500원과 135만3천원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8은 64GB 109만4천500원, 256GB 모델 125만4천원으로 기본 모델의 출고가는 개선된 사양을 감안하면 낮아진 셈이다.
갤럭시노트9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8보다 2주 가량 이른 시점에 공개하는 전략도 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3위를 앞다투고 있는 애플과 화웨이의 신제품도 하반기에 공개되는 만큼 조기에 선보여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애플은 오는 9월 6.5인치 모델을 포함한 아이폰 신제품 3종을, 화웨이는 갤럭시노트처럼 대화면 라인업인 메이트 시리즈 신제품 6.3인치 메이트20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트렌드에 따라 시장 선두 업체들의 대화면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한층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 공개 직후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러시아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에서 초기 기선 제압을 위한 시장 마케팅을 본격 시작했다. 23일과 22일에는 이탈리아와 칠레에서 갤럭시노트9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영국 런던,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 싱가포르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의 분기 실적도 악화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새 S펜과 대용량 메모리와 배터리 등 최고 사양을 갖춘 대화면폰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음에도 혁신보다는 성능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갤럭시S9부터 두드러진 스마트폰 부진을 완전히 만회하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족족 전작과 비교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와 업체간 경쟁, 제품 혁신의 어려움이 커지는 등 영향으로 주춤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IM사업부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가량 적은 2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IM 부문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4조600억원) 대비 1.5조 가량 줄어든 2조6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략폰 갤럭시S9의 부진한 판매량과 마케팅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유진투자증권은 "갤노트9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제품"이라고 평했다. IBK 투자증권은 "(갤럭시노트9 출시로) 평균판매단가(ASP)는 상승하겠지만, 물량은 2분기 수준으로 유지되고 수익성은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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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5G 등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혁신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앞으로는 수익성 확보에 대한 부담을 무릅쓰고 스마트폰의 신기술 채택에도 적극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단말 교체주기가 늘어나는데 고사양화된 프리미엄폰 가격 인상에 대한 시장 제한도 있다"며 "우선순위를 보다보니까 신기술 탑재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플래그십 핵심 기능을 강화하고 앞선 기술을 적극 채용해 5G와 새로운 폼팩터에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