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으로 인도 프리미엄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인도 시장은 여전히 중저가 기기의 수요가 높지만,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고가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높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인근 구르가온에서 갤럭시노트9 출시 행사를 개최하고, 인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현지 파트너·미디어를 비롯해 인도 전역의 갤럭시 팬 등 약 8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인도 행사에는 수장인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 사장도 참석했다. 고 사장이 인도 스마트폰 발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 규모 역시 고동진 사장이 앞서 참석했던 중국 스마트폰 행사(300여명 참석)보다도 약 세 배 가량 큰 규모로 진행됐다. 행사장에 'Make for India' 문구도 눈길을 끌었다.
인도는 13억명의 인구 대국으로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규모나 잠재력 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해 미국, 중국과 함께 3대 휴대폰 격전지로 꼽힌다. 인도 내 생산량을 확대할 경우 인도뿐 아니라 서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에도 유리하다.
이날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는 1995년 진출한 이후, 인도와 함께 성장해왔고 현재 인도에서 가장 신뢰받는 모바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7만명의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모든 인도 소비자들이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9은 인도에서 옐로우 색상의 S펜을 탑재한 오션 블루·미드나잇 블랙·메탈릭 코퍼 등 총 3가지 색상, 128·512기가바이트(GB) 내장 메모리 모델로 오는 24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대용량 배터리·메모리 등을 탑재해 멀티미디어 사용에 최적화됐다.
삼성전자가 아직 프리미엄 수요가 적은 인도에서 100만원을 호가하는 갤럭시노트9을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피처폰 시장에 이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도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통해 저가폰 공세로 삼성전자를 제친 중국 샤오미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6년 동안 지켜왔던 인도 시장 1위 자리를 샤오미에게 지난해 4분기부터 빼앗겼다. 지난 2분기의 경우 시장조사기관별 수치에 차이가 있지만, 1위를 두고 극소한 점유율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샤오미는 일찍이 저가 전략으로 우위를 점했다. 샤오미즈자(샤오미의 집)' 매장 수로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 온라인 채널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J 등 인도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저가 라인업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은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인도 시장에 남아있는 피처폰 수요를 스마트폰 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중저가 수요가 높지만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향후 고가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도 유리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임수정 연구원은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50%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삼성은 피처폰 사용자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며 "최근 인도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샤오미에게 부족한 현지 A/S망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년 이상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 디자인 등에서 꾸준히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모바일 투자는 2005년부터 시작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속에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 시장 공략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유다.
이에 삼성전자는 급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해외로도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 특화 제품과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한편 현지 연구개발 인력과 생산시설 규모도 늘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판매 법인을 비롯해 5개 R&D센터, 디자인센터, 2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기존 노이다 생산 공장을 총 25만 평방미터로 증설했다. 2020년 말까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연간 1억2천 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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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현지 서비스를 강화했다. 예컨대 오토바이가 인도 주요 교통수단인 걸 감안해 상대방이 오토바이 운전 중인 경우 전화를 건 사람에게 운전 중이라고 안내하고 오토바이가 멈추면 전화 연결을 해주는 'S-바이크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유튜브 등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반투명 채팅창을 통해 채팅이 가능한 '챗온비디오 (Chat on Video)', 제품 사진을 찍으면 해당 상품이나 비슷한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삼성 몰(Samsung Mall)' 등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