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올해 상반기에 51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보수 공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14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권오현 회장이 상반기 중 급여 6억2천500만원, 상여 45억3천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천1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51억7천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권 회장은 임원처우규정에 따라 직급(회장), 위임업무의 성격, 수행결과 등을 고려해 1억4백만원씩 매월 지급받았다.
삼성전자는 권 회장의 보수 책정에 대해 "경영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해 반도체 사업의 호황을 이끌었으며, 종합기술원 회장으로서 기술과 비지니스 전반에 기여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2011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역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역대 최고 실적에 힘 입어 사상 최고 보수 총액인 243억8천만원을 수령했다.
소비자가전(CE)부문장을 역임했던 윤부근 CR담당 부회장은 급여 5억1천800만원과 상여 21억2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26억6천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IT모바일(IM)부문장을 역임했던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은 급여 5억1천800만원과 상여 21억2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26억3천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윤부근 부회장은 CE부문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CR담당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았다. 신종균 부회장 역시 모바일과 네트워크 사업 기반을 견고히 하는 데 크게 기여해 상반기 보수가 산정됐다.
권 회장에 이어 DS부문장을 맡은 김기남 사장은 상반기 중 급여 6억4천300만원, 상여 6억8천2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3억5천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 사장은 직급(사장), 위임업무의 성격과 수행결과에 따라 매월 1억7백만원을 지급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김 사장의 경영체제 아래 지난 12분기 모두 11조원을 넘어서는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메메모리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CE부문장 사장은 급여 4억5천700만원과 상여 5억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3천4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0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QLED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고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큐브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리더십을 제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전했다.
고동진 IM부문장 사장은 급여 5억8천500만원과 상여 4억7천만원, 기타 근로소득 5천1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1억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 2분기 IM 부문은 2분기에 2조6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2조원 가량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정체 속에 상반기 전략폰인 갤럭시S9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신기술 도입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견고히 했고 네트워크 사업 해외 주요 거래선 LTE 증설 투자로 실적을 개선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이상훈 사장은 급여 3억8천900만원과 상여 17억8천7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22억2천8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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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이재용 부회장은 보수 공개 명단(보수 총액 5억원 이상일 시 공개)에서 제외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해외 출장길에 오르거나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비추는 등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급여를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뇌물죄' 등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남아 있는 등 요인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5명의 등기이사, 3명의 사외이사, 3명의 감사위원회 위원의 보수 총액이 총 165억7천900억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