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오 산업의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개별기업에 대한 규제 개선 요구보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회계, 감리 문제와 관련 정부의 열린 시각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총리는 6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삼성전자 경영진과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를 가진 후 취재진들에게 “기업 영업비밀상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 측에서 바이오사업 관련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식으로 진행된 간담회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부회장, 김기남 DS(부품) 부문장, 김현석 CE(가전) 부문장, 고동진 IM(모바일) 부문장, 노희찬·진교영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전자 소속이 아닌 경영진으로는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유일하게 동석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를 고 대표가 직접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의약품 원료 물질의 수입통관 효율과 약가 정책 개선, 세제 완화, 인천 송도 중심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정부의 지속적 관심 등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제약 업계에선 삼성이 특정 기업에 대한 규제를 넘어 정부가 국내 바이오 기업에 열린 시각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계 바이오·제약 시장은 미국, 유럽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규제 문제는 국내보다 미국, 유럽 시장에서 신경 쓸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처리 비중 같은 회계, 감리 문제는 국내 바이오업계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같은 부분에서 정부가 전보다 완화된 정책기조를 가져주길 바랐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 차바이오텍 등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처리를 들여다보기 위해 회계 감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 5월부터 회계 부정처리 논란을 겪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요한 공시를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결론이 나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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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의 회계, 감리 사안은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업계 전체가 영향 받고 산업이 위축되거나 탄력 받는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문제도 국제회계기준(IFRS)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회계 전문가들 의견이 갈리는데 이같은 부분도 포함해 정부가 국제 수준의 넓은 시각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바이오 업계엔 개선이 시급한 세부적 규제보단 바이오 기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열린 시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