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박영민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삼성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삼성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는 한편,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김 부총리는 6일 오전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민간과 정부 간 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김 부총리가 삼성전자에 요청해 개최된 것이다.
삼성 측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부회장, 김기남 DS(부품) 부문장, 김현석 CE(가전) 부문장, 고동진 IM(모바일) 부문장, 노희찬·진교영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은 우리 경제가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경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시기에 삼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삼성그룹 창업자께서 남기신 '호암자전(湖巖自傳)'을 보면, 사업은 반드시 시기와 정세에 맞춰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삼성도 정부에 건의와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산업 인프라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수소 경제·블록체인·공유경제 등에도 전략적인 지원과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 생태계 조성과 핵심 인력 양성, 새 분야 등장에 따른 취약 계층 지원 등은 정부가 할 일이지만, 우리 경제에서 큰 역할을 맡은 삼성 또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전환점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삼성은 그동안 동반성장에 있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중·소기업 간 협력 비용과 중소-벤처기업과의 협력 강화, 그리고 해외 진출 등에 있어서 삼성의 네트워크를 통한 판로 개척과 인력양성, 기술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힘을 쏟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 발언에 이어 윤부근 부회장이 이 부회장을 대신해 환영사를 통해 회답했다.
윤 부회장은 "부총리께서 반도체 수출의 최전선이자 혁신성장의 산실(産室)인 이 곳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아주셔서 매우 뜻깊다"며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한 성장 기반 구축과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기업의 혁신 노력과 전략적인 투자가 결합되면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부총리의 방문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었던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는 잠정 연기됐다.
정치권에서 이른바 '투자 구걸' 논란이 일면서다.
관련기사
- 김동연-이재용, 일자리·혁신성장 방안 논의2018.08.06
- 김동연-이재용 6일 회동…무슨 얘기 나눌까2018.08.06
- 정부,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1.5兆 투자한다2018.08.06
- "반도체 인력난 심각,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목소리2018.08.06
삼성전자는 이번 간담회와 시차를 두고 조만간 적절한 시기를 찾아 투자·고용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재계는 신성장동력 투자와 일자리 등에 삼성그룹이 약 100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