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박영민 기자>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은 정부-기업 간 협력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등을 논의하고, 규제 개혁과 투자 애로사항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제일 기대를 모았던 삼성그룹의 투자·고용 계획 발표는 정부의 '투자 구걸' 논란으로 인해 이날 이후로 잠정 연기됐다.
김동연 부총리는 6일 오전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원단, 협력사 경영진들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 행사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용노동부·중소기업벤처부·공정거래위원회, 보건복지부 측도 참석했다.
삼성전자 측에선 이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3개 핵심 사업 부문 수장인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 고동진 인터넷모바일(IM) 부문장이 나왔다.
또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노희찬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도 참석했다. 삼성전자 협력사 대표로는 김영재 대덕전자 대표와 이용환 원익IPS 대표가 자리했다. 삼성전자·그룹 핵심 인사들이 대부분 나온 셈이다.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현장 방문으로는 LG(작년 12월)·현대자동차(올해 1월)·SK(3월)·신세계그룹(6월)에 이어 다섯 번째다.
김 부총리는 이날 행사 시작 전 오전 10시 5분께 평택 공장에 도착했다. 사무동 로비 앞으로 미리 나와 있던 이 부회장이 김 부총리 일행을 영접해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바쁜 일정에 와주셨다"며 환영했고 김 부총리는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후 김 부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방명록에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해내 앞으로 더 큰 발전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서명했다. 이어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과 삼성 측 임직원들에게 함께 온 관계부처 차관들을 소개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선 민간과 정부 간 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청년 일자리 창출 ▲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 ▲상생 협력 강화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책 건의 등을 위한 오찬도 별도로 진행된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12시 30분에 종료될 것이라고 행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그간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이 투자·고용 확대 계획 발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초 언론은 김 부총리의 방문 이후 삼성그룹이 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추측해 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 지난 3일 한 언론매체가 "청와대가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에 대해 정부가 대기업에 투자나 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하며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계 모드에 들어간 기획재정부가 먼저 삼성 측에 투자 발표 시기를 조정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동과 시차를 두고 조만간 적절한 시기를 찾아 새로운 투자·고용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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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조만간 발표할 투자·고용 계획은 신성장동력 투자와 중소기업 상생, 청년 일자리 생성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는 삼성전자의 동력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평택 캠퍼스에 신설 중인 반도체 제2생산라인과 충남 아산에 증설되는 삼성디스플레이 A5공장 등에 투자가 유력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