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활용 확산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많다. 그러나 행안부도 민간 클라우드로 정부 서비스를 혁신하는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민간 클라우드 이용 범위 확대와 보안 인증제 개선 등 업계의 요구사항을 다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리스크 평가다.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조치가 있어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초 10월이나 11월까지 활성화 확대 방안을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겨 업계에 공표하겠다."
정윤기 행정안전부 전자정부국장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 정병국 의원(바른미래당) 주최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활용 이대로 좋은가? 정책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윤기 국장은 민간 클라우드업계에 몇가지 해소해야할 문제를 언급하고 의견을 요청했다.
정 국장은 우선 민간 클라우드 활용 시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TCO 측면에서 민간 클라우드 활용이 직적 구축보다 비용절감효과가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2015년 클라우드 법안을 만들었을 때 업계에서 공공기관 요금제 설계를 얘기했으나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통합전산센터를 건립하는 건 각 기관마다 개별 인프라 구축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인데, 이와 마찬가지로 민간 클라우드를 쓸 때 TCO가 직접구축을 초과하면 나중에 다시 직접 구축하자는 압박으로 돌아온다"며 "이를 민간 기업에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를 민간 클라우드에 옮겼다가 사고 발생 시 기업에서 적절한 대응을 해줄 것인가에 질문을 던졌다.
그는 "가령 주민등록등본시스템을 민간으로 옮겼다가 잘못됐을 때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당 보상액만 300만원이어서 산술적으로 4천500억원이 된다"며 "이런 규모의 손해배상을 할 기업이 얼마나 될까 식으로 걱정하다보면 개인정보 담은 시스템을 민간으로 가야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만약 정부나 지자체 시스템을 특정 기업의 클라우드서 운영하다가, 철수한다는 의사결정을 한다고 할 수 있다"며 "국민 서비스는 중단없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때 다른 어떤 기업에서 중단 없이 서비스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감소와 산업 구조의 수직계열화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7월초 모로코에서 열린 UN주최 전자정부회의에서 유럽연합 측 담당자가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 후 소규모 SI업체가 없어지더라는 고민을 전해줬다"며 "행안부의 주요 책임 중 하나가 지역경제인데 지방의 군소 SI업체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우리나라 IT산업이 외국의 몇몇 업체와 그들의 협력사에 종속화되는 수직계열화된 산업구조로 개편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의 불편함도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IaaS 보안 인증만 있는 상태에서 공무원이 과거와 전혀 다른 과정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현직자가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더 편리하게 할 기업 차원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국장은 "이미 정부는 1조원을 들여 2곳의 통합전산센터를 지어 시스템을 구축해놨다"며 "그렇다고 지금 당장 통합전산센터를 폐쇄하고 민간으로 시스템을 다 이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민간으로 나갈 물량이 어느정도인지 평가해봐야 한다"며 "업계의 모든 요구사항이 정책 검토사항에 다 포함돼 있으며, 앞으로 업체에서 적극적으로 행안부에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창조경제연구회 이민화 이사장, 행정안전부 정윤기 전자정부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경원 소프트웨어정책관, 김영훈 클라우드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박학래 티맥스OS 대표, 한상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상무, 강종호 베스핀글로벌 전무, 김근 BSA 대표, 이성웅 한국IBM 상무,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이사, KT 김종형 팀장, 민효기 한국오라클 상무, 조진호 인텔코리아 상무, 정경일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상무, 홍은영 오토데스크 이사, 홍연준 마콜컨설팅 팀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이민화 이사장의 기조발제와 업계 및 정부 관계자의 지정토론, 종합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이민화 이사장은 "클라우드 활성화를 가로 막는 벽은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기존 사고 패러다임을 깨지 못하는 인식의 벽 때문"이라며 "클라우드 법에서 공공부문에 지방자치단체를 포함시키고, 개인정보 예외조항을 삭제하며, 클라우드 사용 금지를 용인하는 예외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안부의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에서 정보자원 중요도를 3등급으로 분류하고, 3등급도 보안 인증을 받도록 했는데 이를 완화해 민간 클라우드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공공 데이터의 클라우드 개방을 원칙으로 하는 네거티브 데이터 개방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정부 가이드라인은 공무원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드는 것인데 숙지하기도 활용하기도 어렵게 만들어졌다"며 "가이드라인을 템플릿으로 전산화해 공공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할 때 활용하게 해주면 공무원 전문성 떨어져도 많이 쓰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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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 부처에서 진행하는 정부 차원의 창업 및 기업 지원사업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보안 인증제의 경우 사업자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희경 의원은 "민간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게 정부가 나서서 클라우드 시장을 만들어달라는 게 아니라 마중물이 돼 달라는 것"이라며 "공공이 민간업체의 주요 레퍼런스가 돼야 한다는 것으로, 미국 CIA가 아마존웹서비스에 맡긴다는 발표가 엄청난 마케팅효과를 거뒀다는 걸 상기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