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정부의 공공 클라우드 활성화 사업 중심으로 흘러갔다. 그 가운데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한국진입이 본격화되고, 대형 IT서비스 업체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올해초 정부는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활용을 장려하는 사업을 다수 내놨다.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도입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클라우드 보안등급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수립해 클라우드 산업 적용 가능한 분야에 전략적 기술개발(R&D) 투자를 예고했다. 올해 클라우드 산업 육성 예산으로 365억원을 확보해 원천기술 개발, 기업 및 민찬 도입 활성화, 인력 양성 등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말까지 공공부문 40%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 클라우드에 힘 실어
대형 IT서비스업체들도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실었다. 과거 자체 서비스 구축으로 승부를 걸었다가, 작년부터 글로벌 클라우드업체와 협력하는 딜리버리 사업으로 전환한 게 주목할 점이다.
삼성SDS는 델EMC 자회사인 버투스트림과 손잡고 기업 핵심업무용 클라우드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상반기 서비스 구축 및 협의를 거쳤고, 7월부터 삼성 그룹 계얄사 영업에 돌입한다. 춘천시 칠전동에 충구장 크기 5.5배인 3만9천780평방미터 규모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도 진행중이다.
LG CNS는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인 'LG G-클라우드'에 공공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획득, 공공사업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클라우드 컨설팅과 서비스를 공공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LG CNS는 연초 '클라우드 인티그레이터'를 선언했으며, 작년 7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타(PaaS-TA)' 개발에도 참여중이다.
SK(주) C&C는 IBM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사업에 힘을 쏟았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사업인 '클라우드 제트 엣지'는 에이피솔루션즈, 서연이화 인디아, 비스텔, 대양그룹 등에 공급됐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작년말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획득한 뒤 올해 상반기부터 공공시장 공략에 고삐를 조였다. 이후 서버리스 컴퓨팅, 인공지능(AI) 챗봇 등 신규서비스를 빠른 속도로 선보이며 글로벌 업체와 격차를 줄이고 있다.
티맥스소프트의 관계사인 티맥스오에스는 클라우드 플랫폼 '프로존'을 출시하고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티맥스 프로존은 컨테이너 기반 가상화를 지원하는 서비스형 인프라 및 플랫폼(IaaS & PaaS)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한다. 티맥스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프레임워크 등을 포함한다. 이미 티맥스 사내 정보시스템을 프로존으로 전환했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글로벌 IT기업도 클라우드에 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016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올해 열린 'AWS 서밋 서울' 컨퍼런스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60개 파트너사가 컨퍼런스 스폰서로 참가했고, 컨퍼런스와 함께 고객사 솔루션을 전시하는 'AWS 엑스포'까지 대규모로 운영해 위세를 과시했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인력을 늘리며 별도 조직도 꾸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3월 한국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1년째를 맞았다. 국내 데이터센터 가동 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매출이 전년대비 320% 성장했다. IaaS 중심에서 벗어나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코그니티브 서비스 등 PaaS 위주의 애저 데이터 서비스 매출 또한 277% 성장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오피스365 매출도 지난 1년 동안 40%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 동안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배 증가한 전문 클라우드 솔루션 파트너(CSP)를 확보했다. 그 사이 애저 한국 리전에서 동작하는 가상머신(VM)의 절반이 리눅스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보다 높은 비중을 기록했고, 애저 마켓플레이스 앱 이미지 80% 이상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SAP는 S/4HANA 클라우드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단계적으로 한국 서비스를 확대한다. SAP S/4HANA 클라우드는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 중심의 산업에 속한 고객사를 지원하는 차세대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ERP 솔루션이다.
한국화 버전에서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전자세금계산서 신고를 위한 엑셀 파일 발행 ▲매출처별, 매입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 계산서 합계표, 수출실적 명세서 등 부가세 신고 레포트 ▲사업소득, 기타 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유무형 고정자산 감가상각비 조정 명세서, 선급금, 기부금, 접대비 등 법인세 부속 명세서 기능 등을 제공한다.
VM웨어는 'VM웨어클라우드프로바이더프로그램(VCPP)'을 한국에서 시작했다. VCPP는 VM웨어의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독형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VCPP 서비스를 지원하는 파트너 ‘애그리게이터’, VM웨어 제품 및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바이더’ 등으로 구성된다.
VM웨어 VCPP 서비스프로바이더는 기존의 VM웨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호스팅하거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VM웨어 환경으로 구축해 서비스할 수 있다. VM웨어 V스피어 기반의 가상머신(VM), 가상스토리지는 물론,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제품인 ‘NSX 클라우드’, 호라이즌 클라우드, 에어워치, 워크스페이스원 등을 제공할 수 있다. VM웨어와 파트너십을 맺은 아마존웹서비스(AWS), IBM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가능하다.
오라클은 상반기동안 한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KT와 IDC 계약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확한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다. 그 사이 오라클 클라우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능과 안정성, 보안성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 FTA, 재협상 등 주목
하반기 클라우드 시장의 주요 변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대상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 시행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시행하는 SaaS 인증은 전자결재, 인사관리 등 내부 업무망에서만 이용가능한 SaaS를 인증대상에서 제외했다.
인증된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서 구축되는 SaaS를 인증하되 취약점 점검 불가, 데이터 해외저장 등 인증 기준에 미달하는 SaaS는 배제한다. SaaS 유형 중 서비스형 보안(SecaaS)은 어플라이언스 보안 장비를 제외한다. 설치형 SW는 인증 대상에서 빠졌다.
기반 IaaS마다 별도로 SaaS 인증을 받아야 하며, 인증받지 않은 IaaS 위에 SaaS를 구축하면 인증받은 IaaS로 옮겨서 해당 서비스 부분만 평가받을 수 있다. 인증이 없는 IaaS에서 SaaS를 구축하려면 IaaS와 SaaS 영역을 한꺼번에 인증 평가를 받아야 한다. SaaS 인증은 3개월 정도 소요된다. 인증서의 유효 기간은 3년이다. 매년 사후 평가를 실시해 인증 효력 유지 여부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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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업계는 한미FTA 재협상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한미FTA 재협상 과정에서 공공 클라우드 시장의 미국 기업 진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고민이다. 작년 정부가 클라우드 규제 완화설에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업계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또한, 하반기 과기정통부와 행안부에 더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하고 있다. 상반기 정부 차원의 활성화 계획이 풍성하게 나왔지만, 실질적인 활성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종합계획과 보안 인증제 개선,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범위 확대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