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재벌 총수일가 연관검색어 절차 없이 지웠다” OO신문
“네이버, 재벌 연관 검색어 임의로 없앴다” OO일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네이버 노출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발간하자 네이버를 비난하는 왜곡된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악마의 편집’으로 진실을 오도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부 언론들은 네이버가 그룹 총수 일가 연관검색어를 임의로 삭제하고, 사용자들의 알권리를 해쳤다고 비판했다. 기업이나 유명인 요청에 관대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한마디로 네이버가 권력의 편에 서서 여론을 호도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KISO가 보고서 결론으로 제시한 “검증 대상 기간 동안의 노출제외 검색어에 조작이나 왜곡을 의심할만한 특별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사항이 지난 검증 대상 기간에 비해 훨씬 적고 특이 사항도 없었다”는 내용은 축소 보도됐고 생략됐다.
일부러 모르고자 한 건지, 잘 몰라서 벌어진 악의적인 보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악마의 편집이 얼마나 진실을 왜곡시키는지 여러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일반 참가자를 악인으로 만드는가 하면, 정치인의 말을 앞뒤로 자르고 이어 붙여 발언 의도를 엉뚱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를 모르고 여론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 검색어 검증보고서, 네이버 요구로 발간
이번 검색어 검증보고서는 네이버가 지난 2012년부터 KISO에 의뢰해 정기적으로 발간되고 있다. 이번이 7차 보고서다. 검색어에 대한 공정성 의심을 받자 네이버가 검색어 처리 절차와 내역을 외부에 공개하고, 사후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유일하게 네이버만 검색어 검증 평가를 자발적으로 받고 있다. 정부 등 규제 기관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란 뜻이다.
KISO 역시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에 대한 책임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회원사로는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이 있다. 이사회 의장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다. 인터넷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투명한 운영 정책을 세우고, 이를 시행하고자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꾸려가고 있다.
만약 네이버가 악의를 갖고 대기업 봐주기 식으로 검색어를 마음대로 감추고 삭제하고자 했다면 굳이 KISO에 검증 자체를 의뢰할 필요가 없다. 불리한 데이터는 슬쩍 빼버리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KISO에 세부 지적을 받았던 이유는 검색어 처리 과정과 원칙을 감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 검색어 서비스 완성형 아닌 ‘진행형’
네이버의 검색어 서비스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매일 새로운 검색어가 등장하고, 같은 단어라도 다양한 조합으로 새로운 검색어가 만들어진다. 이에 검색어 검증위원끼리도 사안별로 의견이 엇갈린다. 새로운 운영 정책이 만들어져야 하고, 수정돼야 한다. 알맞은 관련 정책이 있더라도 여기에 대입해 칼로 무 자르듯 “이건 삭제”, “이건 유지”를 결정하기 힘든 검색어들이 많다는 뜻이다.
일례로 유명 연예인들의 사회적 이슈가 그렇다.
유명 연예인의 정치적 성향, 종교에 대한 차별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검색어의 경우는 어떻게 처리 하는 것이 옳을까. 특히 이 검색어가 사실로 확인된 게 아니라 아직 루머 단계라면, 공인이더라도 당사자 요청 시 명예훼손으로 간주해 제외시켜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반대로 대중들의 알권리를 위해 검색어 제외를 부당하다고 봐야하는 거 아닐까.
이번에 논란이 된 총수 일가 연관검색어 임의 삭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네이버는 삭제 기준이 되는 KISO 정책규정에 의거 알맞게 처리하고자 했으나, 명예훼손 원칙과 개인정보 노출 원칙 중 어느 것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의 문제였다.
결국 네이버는 명예훼손으로 보고 제외 처리했다. 단, 명예훼손일 경우 당사자의 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네이버는 제외 처리 요청 이메일을 받고도 이에 대한 원본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직원끼리 주고받은 문서에서 당사자 삭제 요청이 있었다는 내용을 확인시켜줬다. 실수였지만, 이를 KISO는 결정적인 문제로 보지 않았다. 일부 언론 보도처럼 네이버가 큰 잘못을 저지른 사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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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제외 판단의 기준을 사생활 보호에 둘 것인지, 아니면 표현의 자유와 대중의 알권리에 놓을 것인지에 따라 네이버 검색어 처리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혀 달라진다. 어디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잘했다는 박수를 칠 수도, 잘못했다는 비난을 퍼부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때 언론의 역할이 바로 중심을 잡아 공정한 보도를 하는 것 아닐까. 정답이 없는 문제를 머리를 맞대고 풀려는 기업의 노력, 외부 검증위원들조차 의견이 엇갈려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사안을 무시한채 언론이 너무 쉽게 재단하고 비판한 건 아닌지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