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암호화폐 시장, 돈 다시 몰려오나

美 최고VC, 전용펀드 결성…"지금이 투자 적기"

금융입력 :2018/06/26 15:05    수정: 2018/06/26 15:0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화폐 거래가격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거품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미국 최고 벤처캐피털(VC)인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라면서 a16z 크립토란 암호화폐 전용 펀드를 결성했다.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2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부문에 집중 투자할 3억 달러 규모 펀드를 만들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각종 암호화폐들. (사진=지디넷)

■ "일단 투자하면 최소 10년 가량 보유하겠다"

a16z 크립토는 향후 2, 3년 동안 암호 자산 관련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초기 단계 코인이나 토큰 뿐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네트워크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할 계획이다. 특히 a16z 크립토는 일단 투자하면 10년 가량 장기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펀드 운영을 책임질 크리스 딕슨은 “암호화폐 분야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에서 뜰만한 사업을 가장 잘 골라내는 것으로 정평이 있는 대표 VC다. 페이스북, 포스퀘어, 핀터레스트, 트위터 등이 안드리센 호로위치가 발굴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최근 암호화폐는 시세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많이 약해진 상태. 이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돈 냄새를 잘 맡는 최고 VC가 장기 투자를 선언함에 따라 새로운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딕슨은 CNBC와 인터뷰에서 “그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 등락을 경험했다. 앞으로도 그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기술 잠재력은 여전하다. (지금 같은) 하락기가 최적의 투자 시기다”고 말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 공동 설립자인 마크 안드리센과 벤 호로위츠. (사진=위키피디아)

그는 특히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암호화폐 펀드는 시장 상황에 관계 없이 꾸준하게 투자하는 전천후 펀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50% 가량 폭락하면서 ‘암호화폐 한파’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암호화폐 관련 투자를 공격적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 상황을 2008년과 2009년 무렵의 스마트폰 앱 시장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기업과 개발자들이 앱 투자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거품 논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은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암호화폐가 지금 당시 스마트폰 앱과 비슷하다는 게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판단이다.

■ 돈 냄새 잘 맡는 VC의 행보, 시장엔 어떤 영향?

안드리센 호로위츠 암호화폐 펀드를 이끌게 된 크리스 딕슨은 이런 상황 판단을 전제로 “2018년이 암호화폐 투자 최적 시기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여전히 암호화폐 운동의 초기 단계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안드리센 호로위츠가 암호화폐 관련 투자를 이번에 처음 하는 건 아니다. 이미 지난 2013년에 코인베이스에 초기 투자를 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또 암호화폐 관련 투자금은 전액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 참여 인력 면면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a16z 크립토 펀드 운영은 크리스 딕슨과 케이티 혼이 공동 운영한다. 연방 검찰 출신인 케이티 혼은 법무부 재직 당시 미국 정부 기구 최초로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결성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안드리센 호로위츠에서 암호화폐 펀드를 이끌게 된 케이티 혼. (사진=안드리센 호로위츠)

또 실크로드 같은 암호화폐 관련 사건을 취급하기도 했으며, 스탠퍼드대학 로스쿨에서 디지털 화폐와 사이버 범죄 관련 강좌를 최초 개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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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정부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 같은 암호화폐는 증권으로 보기 힘들다는 유권 해석을 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공개(ICO)는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관련 업체들 입장에선 이런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상당할 전망이다. CNBC는 법무부 등 정부 기관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케이티 혼의 경험이 스타트업들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