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정 다시 앞서가는 TSMC…삼성 위협

이르면 내년 말께 5나노 대량생산 체제 돌입

일반입력 :2018/06/25 14:38    수정: 2018/06/25 18:57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그동안 잠시 주춤했던 미세공정 기술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7나노미터(nm) 공정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이르면 내년 말께 5나노 공정을 대량생산 체제로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삼성과의 7나노 양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TSMC는 파운드리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이어 이젠 삼성의 최대 고객사인 퀄컴까지 유혹하고 있다. 미세공정 초(超)격차 전략으로 파운드리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삼성전자에 먹구름이 끼는 모양새다.

대만 반도체 전문 미디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C.C.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열린 기술 심포지엄에서 “7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칩을 상업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면서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초에 새로운 5나노 노드 기술을 대량양산체제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TSMC가 당초 올해 하반기께로 계획했던 7나노 공정 생산을 2분기로 앞당겼다는 것을 이 회사의 CEO가 직접 확인시켜 준 것이라 주목된다. 최근까지 업계는 TSMC의 7나노 공정 생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고 관측한 바 있기 때문이다.

웨이 CEO에 따르면 TSMC는 7나노 칩 출력 증가 덕분에 총 생산능력이 올해 12인치 웨이퍼 1천200만 장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천50만 장 대비 9% 성장한 것이다.

TSMC와 삼성전자.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TSMC가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의 최대 고객사인 퀄컴과 다시 손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TSMC에 따르면 이 회사는 AMD, 비트마인, 엔비디아 등 20여개 고객사로부터 7나노 칩 수주계약을 맺었다. 주문은 내년 상반기부터 받는다. 여기엔 삼성의 고객사인 퀄컴도 포함됐다고 TSMC는 강조했다.

TSMC는 극자외선(EUV) 가동 경쟁에서도 삼성을 앞서나갈 전망이다. 이날 웨이 CEO는 내년 하반기부터 7나노 공정에 극자외선(EUV)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목표 가동 시점은 TSMC보다 한발 늦은 2020년이다.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포토 리소그래피 기술인 EUV 공정은 현재 미세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아르곤(ArF) 광원 대비 파장이 짧아 세밀한 회로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재로 꼽힌다.

미세공정 가속화를 위한 TSMC의 투자도 계속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TSMC는 5나노 공정에 250억 달러(약 27조9천억원)을 투자해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사우스타이완 사이언스파크(STSP, Fab 18) 공장에 12인치 웨이퍼 팹을 짓고 있다. 대량생산 시점은 오는 2020년이다. 특히 이 팹엔 3나노 생산 설비도 입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은퇴한 모리스 장 TSMC 전임 CEO는 성명서를 통해 5나노 예상 투자액은 7천억 대만달러(약 25조7천억원), STSP에 대한 투자액은 5천억 대만달러(약 18조4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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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사의 파운드리 로드맵을 비교해보면 또 다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경쟁이 예견된다. 미세공정 측면에서 5나노 대비 더 향상됐다고 평가받는 3나노 개발은 삼성이 더 앞설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

TSMC는 3나노 제품을 오는 2022년까지 상업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제품을 2020년까지 개발해 2021년부터 양산하겠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