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떠난 장중머우 "삼성은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

31년간 이끌며 파운드리 1위로 발돋움…"경계 늦추지 마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6/07 10:15    수정: 2018/07/19 11:42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도 TSMC가 직면한 또 하나의 도전 과제다. TSMC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격했다."

지난 5일 공식 퇴임한 장중머우(모리스 창·Morris chang) 대만 TSMC 회장은 향후 TSMC가 마주하게 될 도전과제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미·중간 무역 분쟁,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암호화폐 산업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업황 속에서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생산) 업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오로지 기술 리더십을 계속 유지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장 회장은 "TSMC가 10나노미터(nm)와 7nm 공정 대량 생산에서 삼성을 능가하더라도, 삼성은 여전히 TSMC의 강력한 경쟁자"라며 TSMC가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인 삼성전자를 향한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장 회장은 지난 1987년 56세의 나이로 TSMC를 설립해 무려 31년간 회장으로 재직한 TSMC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반도체 산업 불모지였던 대만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 시장으로 키워냈다.

장중머우 대만 TSMC 회장이 지난 5일 공식 퇴임했다. (사진=씨넷)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322억 달러(약 34조4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시장점유율 2위인 글로벌파운드리 매출 규모의 5배를 넘는 것이었고, 5위인 중국 SMIC 대비 10배 이상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의 비결은 장 회장의 기술 리더십 덕분이었다. 그는 미국 실바니아전자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거쳐 대만 정부 산하의 공업기술연구원(ITRI)에 재직했던 순수 기술자였다.

장 회장의 기술을 바라보는 혜안으로 TSMC는 10nm 핀펫(FinFET) 공정을 통해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 더 나아가 이 회사는 7nm 공정 대량 양산을 주도하고 이 분야에서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또 오는 2020년께는 5nm 노드 기술 양산에 들어가고 현재 건설 중인 신규 파운드리 팹에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가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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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 회장은 중국 파운드리 업계의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TSMC가 또 기적을 이어갈 것이 분명하다"면서 "향후 5~10년 내에 중국 반도체 산업이 상당한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TSMC도 앞서 나갈 것이다. 현재도 기술적 진보 측면에서 5~7년 앞서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회장의 후임으로는 류더인과 웨이저자가 낙점됐다. 류 신임 회장과 웨이 부회장의 이중 리더십이 파운드리 산업의 또 다른 기적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장 회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