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2분기에는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견인하지만, 휴대폰 부문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며 기록깨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61조1천745억원과 15조4천565억원이다. 이는 지난 분기 매출액 60조5천600억원과 영업이익 15조6천400억원의 역대 최고 기록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1조원대를 기록,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은 데다 휴대폰 사업이 비수기임에도 영업이익 3조7천700억원을 기록, 예상치를 상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이 또 다시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은 2조원대를 기록,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IM부문 영업익 2조원대 전망…"불안한 시장환경 속 갤S9 부진"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2분기 2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2조 가량이나 낮아진 수준이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의 부진한 판매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갤럭시S9은 지난 3월 출시된 이후 양호한 셀인(Sell-In, 제조사가 유통망에 공급하는 물량) 출하 호조로 1분기 IM사업부 실적 선방을 이끌었다. 갤럭시S9은 전작 대비 초기 출시국이 대폭 확대됐으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신제품 발표 시기가 예년보다 미뤄지면서 시장 선점에도 유리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갤럭시S9의 출하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갤럭시S9의 2분기 출하량 추정치를 기존 1천500만대에서 950만대로 대폭 낮추면서 IM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2조9천억원에서 2조4천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2%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갤럭시S8의 연간 판매량은 3천850만대였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갤럭시S9 판매량 부진으로 IM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고 스마트폰 물량 감소로 매출도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추세라면 갤럭시S9의 출시 첫해 판매량은 3천만대 초반에 그칠 것이다.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 삼성의 경쟁력 하락에 따른 것인지 면밀한 검토와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 호조가 2분기에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제품 혁신의 정체, 이전과 달라진 시장상황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갤럭시S9의 경우 제조사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작보다 개선점이 미미하다는 평을 받았다. 또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과의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에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SA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14억9천260만대로 전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6년 1.8%, 지난해 1.2%로 한자릿수 초반대에 그쳤다.
오는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이 출격하며 IM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률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 동기(3조2천900억원) 대비 줄어든 수준이다.
■반도체 12조원대 신기록 전망…가전·TV는 계절적 성수기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호황이 지속되면서 또 다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가는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1조원 후반대에서 12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8조300억원)보다 3~4조원 가량 높은 수준이며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1조5천500억원보다도 소폭 높다. D램 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낸드와 비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기존의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D램은 성수기를 맞아 제품 가격이 견조하지만 낸드는 인텔,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하가 제품가격 하락 유발이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반도체는 가상화폐 채굴 수요와 미국 고객사향 출하 견조에 힘입어 파운드리 실적은 양호하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 부진의 영향으로 시스템LSI의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패널(DP) 부문은 지난 분기에 이어 저조한 실적을 지속할 전망이다. 2분기 DP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 매출이 성수기를 맞아 증가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이 플렉시블 OLED의 저조한 가동률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1천억~2천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다만 3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은 중국 업체들의 10세대 이상 생산시설들이 본격 가동되면서 올해와 내년 이후로도 수급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한 때 40% 수준까지 떨어졌던 리지드 OLED 가동률이 최근 70%대까지 올라왔으며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플렉시블 OLED도 3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전년 동기보다 1천억~2천억원 가량 늘어난 4천억~5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QLED TV 등 신제품 판매 효과로 영업이익률도 7%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도 여름철 에어컨 성수기를 맞아 매출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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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분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면서 또 다시 영업이익 신기록이 예상된다. IM부문은 부진 속에 프리미엄 전략 신제품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3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이 17조원을 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은 D램과 OLED 등 부품을 중심으로 증가 가시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된다”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플라스틱 OLED 가동률 개선이 3분기 초부터 본격화될 전망으로 3분기와 4분기 17조 중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