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몇 방울로 260여 가지 질병 진단한다고?

美연방법원, '바이오 사기' 테라노스 관계자 기소

디지털경제입력 :2018/06/18 10:37

피 몇 방울로 200여가지 질병을 알아내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주목을 받았지만 공식 사기꾼으로 전락한 엘리자베스 홈즈가 연방법원에 사기죄로 기소됐다.

18일 테크크런치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검찰은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 설립자 겸 전 대표인 홈즈와 라메시 서니 발와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금융사기 공모 혐의 2건, 금융사기 혐의 9건으로 지난 15일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에 기소했다.

홈즈는 2003년 테라노스 설립 후 2012년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피 몇 방울로 26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에디슨’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홈즈는 곧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대표로 각광받았으며 테라노스 기업 가치는 2014년 90억 달러(약 9조9036억원)까지 치솟았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벤처 업계 큰손 팀 드레이퍼 등 유명 투자자들이 앞다퉈 테라노스에 투자했다.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전 대표(사진=테라노스 홈페이지 캡쳐)

그러나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2015년 10월 에디슨이 실제 확인할 수 있는 질병은 가장 기초적인 15여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홈즈와 테라노스는 몰락하게 됐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3월 홈즈와 발와니를 대규모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홈즈와 발와니가 지난 15일 지방법원에 기소된 혐의는 SEC가 제기한 혐의와는 별개다. 연방 검찰은 두 사람이 투자자들 대상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 사기 행각을 벌였으며 의사와 환자들 대상으로도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테라노스 사건을 담당한 존 베넷(John Bennett) 미국 연방수사국(FBI) 특수 요원은 “금융 투자자들을 속였으며 의학적 검사 신뢰성에 대해 의사와 환자들에게 혼동을 줬다”고 설명했다.

연방 검찰청 측은 “두 사람은 투자자들에게 테라노스가 2014년 1억 달러(약 1104억원), 2015년엔 10억 달러(1조 1045억원)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론 무시할 만한 수입을 올릴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홈즈와 발와지는 테라노스가 미국 국방부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관계를 맺고 있으며 테라노스 기술이 전장에 배치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테라노스와 미국 국방부는 수익성이 제한된 계약을 맺고 있으며 테라노스 기술은 전장에 배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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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각각 50만 달러(약 5억5220만원) 벌금과 여권을 제출하도록 명령받았다. 유죄가 선고된다면 최대 20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두 핵심 임원이 기소된 가운데 테라노스는 지난 15일 대표가 데이비드 테일러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테일러 신임 대표는 고문 변호사 직도 유지할 예정이다. 홈즈 역시 테라노스 이사회 의장 자리는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