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데이터"

25일 서울대서 '스마트시티와 지능형 정부 심포지엄' 열려

컴퓨팅입력 :2018/05/25 17:45

“스마트시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데이터다.”

25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스마트시티와 지능형 정부를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스마트시티 성공에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동욱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발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안창원 책임연구원과 세종시 최필순 정보통계담당관, 성욱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서울시 안정준 통계데이터담당관과 인천스마트시티 이희용 연구소장, 국회 입법조사처 정준화 입법조사관 등이 참석했다.

'스마트시티와 지능형 정부를 위한 심포지엄'이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25일 열렸다.

성욱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과거 U-city(유시티) 실패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스마트시티와 과거 U-city(유시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에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유시티가 기반 시설과 인프라 중심이었다면, 스마트시티는 데이터 중심의 증거기반적 접근을 통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스마트시티 이희용 연구소장도 데이터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그는 “이제는 공개데이터도 많은 편인데, 중요한 문제는 사용자 편의형태로 데이터가 공개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기준 자체가 제각각으로 다른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통계청과 국토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지리좌표도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먼저 중요한 건 데이터 자체를 정확하게 올리고, 사용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안창원 책임연구원도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 필요한 디지털 트윈 기술도 결국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얘기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디지털 트윈 기술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인지 의구심이 들지만, 이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데이터 활용 이슈를 들춰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안정준 통계데이터담당관은 “디지털 트윈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도 개인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될 텐데 이것은 개인을 더 피곤하게 만들 수도 있다”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 최필순 정보통계담당관은 “세종시도 현재 도시 인프라 정보가 통합이 안 되고 있다”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스마트시티는 데이터를 융합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엄청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기 때문에 부담스럽고 위험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안창원 책임연구원은 데이터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모든 일은 확률적으로 띄엄띄엄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는 의심해야 하고 모델화해서 써야 된다”며 “데이터는 보완적으로 사용해야 하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성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성욱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스마트시티 정책연구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스마트시티 구현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욱준 교수는 기존 유시티의 탑다운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양방향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희용 연구소장도 “행정하는 사람들의 오류는 내가 생각하는 정책이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거라는 생각”이라며 “실제로 작동해보면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의견수렴방식이 아닌,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고 제대로 된 답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스마트시티 정책에 대해서는 “현재의 스마트시티 정책 연구는 현상 이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시티와 같이 기술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분야에서는 현상에 뒤쫓아가는 연구를 하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방법론이나 이론을 미리 계획하고 앞으로 2, 3년간 어떤 식으로 연구하는게 바람직한지 설정해놓지 않으면 절대로 앞서가는 연구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ICT 정책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시간적 동태성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 정책의 변화를 시기마다 구분된 단절선상이 아닌 정책의 개선과 단계에 따라 이루어지는 연속적인 변화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성 교수는 “유시티도 어떤 한 단면으로 봤을 때는 그걸로 끝난 실패한 정책 같지만, 그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생애주기를 고려한 스마트시티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시티를 어느 하나의 단계로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시티는 스마트 리전(Smart Region),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과 같이 시간에 따라 스마트 시티 공간이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을 고려할 때 총체적인 관점을 가지고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스마트 도시 역기능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민의 동의를 기반으로 하고, 도시 내에서의 시민들 간의 역차별 문제, 감시 사회에 대한 우려 등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 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정준화 입법조사관은 스마트시티 관리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법도 언급했다.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ICT 기술로 지은 도시 시설을 1년마다 유지 보수를 해 버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그 비용을 시민의 편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민에게 받을 것인지, 전액 국비로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예산이 없어 중단된 유시티 사업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