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대부 앤디 로빈이 지난 해 세운 스마트폰 스타트업, 에센셜 프로덕츠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회사 매각을 고려하고 있고 새 스마트폰 개발도 중단한 상태다. 블룸버그가 24일(미국 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같이 밝혔다.
에센셜 프로덕츠는 미국 아마존과 중국 텐센트, 대만 홍하이 등 여러 투자자를 통해 3억 달러(약 3천300억원)를 끌어 모았다. 비상장회사 주식을 다루는 이퀴데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해 이 회사의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첫 제품인 에센셜 폰은 당초 예정보다 한달 여 늦은 지난 해 8월 처음 출시됐다. 전면 전체를 활용한 디스플레이와 세라믹 재질의 본체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구글 픽셀처럼 안드로이드 자체에 크게 손을 대지 않은 소프트웨어도 이목을 끌었다.
첫 스마트폰인 에센셜 폰을 개발하는 데 에센셜 프로덕츠는 1억 달러(약 1천200억원)를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통신사인 스프린트도 에센셜 프로덕츠를 지원했고 지난 해 첫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는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독특한 디자인과 달리 뒤떨어지는 카메라 성능과 터치스크린 문제,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 중 하나인 통화품질 문제가 판매의 발목을 잡았다.
에센셜 폰의 최초 출시 가격은 699달러(약 76만원)였지만 고작 2만 대 가까이 팔리는 데 그쳤다. 가격을 3분의 1 수준인 200달러(약 22만원)로 내리자 판매 수량은 늘어났지만 현재까지 고작 15만 대가 팔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에센셜 폰의 후속작은 개발이 중단된 상태이며 개발자 등 인력도 이르면 내년 출시할 스마트홈으로 옮겨 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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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셜 프로덕츠는 현재 크레디트 스위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인수자를 찾고 있다. 직접 만든 스마트폰과 특허권은 물론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홈 기기와 카메라 등 모든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목표다. 에센셜 프로덕츠와 크레디트 스위스는 블룸버그의 보도에 답변을 거부했다.
앤디 루빈은 "우리는 항상 동시에 여러 제품을 개발하며 히트할 제품을 위해 그중 몇 가지 제품을 내려 놓기도 한다"면서 "모바일 제품과 스마트홈 등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제품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