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기로봇 전문업체로 알려진 유진로봇이 올해부터 물류로봇 ‘고가트(GoCart)’를 앞세워 국내외 병원, 공장, 호텔 등 거대 물류시장을 뚫는다.
청소기로봇 사업도 가정을 넘어 빌딩청소로봇 시장으로 넓힌다.
이를 위해 해외 물류, 청소장비업체 기업들과도 논의 중이다. 해외시장에 나설 만큼 우수한 로봇 자율주행, 환경 인식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며 기술 자체를 수익모델로 내세우는 부품 사업도 장기적으로 고려 중이다.
인천 송도 사옥에 연구 개발과 생산, 영업 인력을 한데 모아 시너지 창출 환경이 조성된 만큼 올해부터 신사업과 매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유진로봇은 1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사옥에서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업 방향과 기술 전략 발표회를 열었다.
신경철 유진로봇 회장은 올 하반기부터 물류로봇 ‘고가트’를 국내외 병원, 공장, 호텔 등에 진출시켜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물류시장은 제조 현장 외의 공장, 의료, 제약, 호텔 등 규모가 매우 크고 로봇물류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전 세계 물류로봇 시장은 3년 후 약 20조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해외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고카트는 국내 아산서울병원, 을지대학병원, 뉴질랜드 진단검사센터 등에서 이미 병원 필드테스트를 거쳤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 등에선 호텔 필드테스트,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룸과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오클랜드대학 등에서도 필드테스트를 진행해 기술력 검증은 완료됐다는 설명이다.
박성주 유진로봇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사장은 “현재 전 세계 80여국에 진출해 450개 공장을 보유한 오스트리아 회사와 물류로봇 도입을 논의 중이다. 국내 병원, 유럽 병원과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유진로봇은 청소기로봇 사업도 일반 소비자를 넘어 기업 대상 빌딩청소로봇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빌딩용 청소기를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의 중이다.
신 회장은 “유진로봇이 물류나 빌딩 청소 사업을 다 챙기는 것은 어렵다. 이미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외 리딩기업들과 협력해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진로봇은 자사가 보유한 로봇 자율주행, 제어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며 자체 개발한 점에서 가격 경쟁력도 우수한 만큼 자사 로봇들의 시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자연스러운 이동과 주변 인식을 위해 고가의 카메라, 센서를 사용하면서 제품 가격도 높다는 것이다. 저가 제품을 사용하면 3차원 인식이 아닌 2차원 인식 수준에 머문다고 전했다.
유진로봇이 세계적 우위를 자신하는 핵심 기술은 디슬램(D-Slam)과 티오에프 센서(ToF sensor), 로콘(ROCON), 다중로봇 제어 기술 등 4가지다.
디슬램은 스테레오 카메라 기반 로봇 위치 인식 기술이다. 범블비, 라이다 같은 다른 기술과 비교해 저렴하지만 정교한 지도 작성과 자기 위치 인식이 가능하다. 보통 사람이 들었다 내려놓은 로봇청소기는 자기 위치를 잃어버려 이미 청소한 곳을 다시 청소하지만 디슬램이 적용되면 본래 위치로 돌아가 청소하지 않은 곳을 청소할 수 있다.
티오에프 센서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주변 사람이나 사물을 정교하게 인식하는 기술이다. 유진로봇은 해당 기술이 산업용 로봇이나 산업용 안전센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콘은 클라우드, 주변 사물인터넷(IoT)과 로봇을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다. 로봇 자체에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번역 기능 등을 넣지 않아도 클라우드에서 끌어다 사용할 수 있고 로봇과 자동문이 서로 인식해 로봇이 다가오면 자동문이 열릴 수 있게 한다. 다중로봇 제어 기술은 여러 로봇들이 소통하며 업무를 나눠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신 회장은 “유진로봇은 디슬램과 티오에프 센스를 직접 개발해 저렴한 가정용 로봇청소기에도 탑재했다”며 “특히 티오에프 센서는 공장에서 산업용 센서로도 쓰일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부품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진로봇은 환경인식이 가능한 로봇청소기와 물걸래 로봇청소기도 개발 중이다. 유진로봇 최대주주 밀레와도 가전, 의료, 실버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방위산업과 협력해 개발 중인 폭발물 탐지 및 제거로봇, 소형 정찰 로봇, 구난 로봇 등 아웃도어 플랫폼도 상당 수준 진척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이같은 기술, 사업 전략으로 유진로봇은 연평균 매출 50% 성장과 5년 후 3천억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송도사옥에 로봇 기술 연구개발과 영업, 생산 인력을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차근차근 사업 전략과 목표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포부도 보였다.
관련기사
- 유진로봇, 송도시대 개막…신사옥 준공식 개최2018.05.17
- 유진로봇, CTO 겸 사장에 박성주 부사장 선임2018.05.17
- 유진로봇, 첫 온라인 전용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 A1’ 출시2018.05.17
- 유진로봇, 창립 30주년 기념 아이클레보 이벤트2018.05.17
신 회장은 “해외에선 구글, 페이스북, 샤오미 등 거대 기업들이 하나 둘 로봇산업에 참여하고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르다”며 “이렇게 가다간 당사 국제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술,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출시 규모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도 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다품종 로봇을 동시 개발, 생산하고 매출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본다”며 “기술에도 지속 투자하며 한국 로봇산업에도 기여하는 견인차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