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전기차 점유율이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재규어 I-PACE(페이스)를 제외한 신형 전기차들의 국내 출시 일정이 잡히지 않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가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가 이달초 발표한 2018년 4월 수입승용 등록통계를 살펴보면 지난달 전기차 판매는 50대로 0.2% 점유율을 보였다. 50.0%의 디젤, 41.5%의 가솔린 점유율 등과 대조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수입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6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대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늘었다. 하지만 점유율은 0.1%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진출한 테슬라는 아직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로 등록되지 않아 차량 판매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와 한번 충전으로 383km 갈 수 있는 볼트 EV 등은 각각 르노삼성차와 한국GM 판매 통계에 잡히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 전기차 판매량 또는 점유율로 별도 집계된다.
BMW코리아가 순수 전기차 i3의 개선형 모델을 내놓은 것을 제외하면, 13일 현재 기준으로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전무하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경우 오는 9월 재규어 I-페이스를 내놓지만, 무려 1억대에 육박하는 판매가격이라 전기차 점유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2020년 이후 e-트론 SUV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아직 이에 대한 소비자 조사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나머지 업체들은 어떨까.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혼다코리아 등에 순수 전기차 공개 계획과 판매 여부 등을 직접 물어봤다.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우선은 우리가 하반기에 고성능 AMG 라인업에 GLC 350e 4매틱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전기차가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 강화에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실라카스 사장은 “벤츠가 향후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판매할 순수 전기차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부산모터쇼에서 만나자”는 말만 남기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혼다코리아도 구체적인 순수 전기차 출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가라시 마사유키 혼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총괄본부장은 “현재 우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클래리티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어떻게 전기차를 판매할지를 보고 있는데, 아시아에 속한 한국은 2륜 전동차를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2륜 전동차는 혼다가 추진하고 있는 모터사이클 사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사유키 본부장의 비전대로라면, 혼다가 우리나라에 전기 모터사이클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전기 모터사이클 인프라가 크지 않은 편이라 혼다 스스로 이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부터 한국수입차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도 브랜드 내 전기차 국내 출시 가능성 질문에 “민감한 문제”라며 해당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한국닛산의 최대 고민 거리 중 하나는 바로 2세대 리프 출시 시기다.
지난해 9월 최초 공개된 2세대 리프는 미국 환경보호청 EPA 기준 주행거리 150마일(240km)이며, 유럽 NEDC 측정 기준으로는 380km를 획득했다. 해당 차량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회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2세대 리프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2세대 리프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프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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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본사는 지난 2월 6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퓨처스 행사에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7개(한국, 호주, 홍콩,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시장에서 2018년 회계연도부터 신형 닛산 리프(Nissan LEAF)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닛산의 2017년 회계연도는 올해 3월까지다. 만일 이 계획대로라면 신형 리프는 2018년 회계연도 시작인 올해 4월부터 회계연도 종료 시점인 내년 3월 이내에 국내 출시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