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임정욱 센터장의 美·中 이야기

[신간소개]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

인터넷입력 :2018/05/06 10:12    수정: 2018/05/06 11:05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국내외 창업 생태계를 비교, 분석해 전파하는 전달자 역할에 바쁜 나날을 보낸다.

때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을 통해 스타트업 또는 인터넷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전하고, 또 때로는 컨퍼런스 연사로 참여해 자신의 지식을 공유한다.

대부분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의 선진 기술과 문화 등을 소개하며 우리 정부와 기업, 그리고 투자사들이 보고 배워야 할 점을 일깨워준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텐센트, 테슬라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의 동향도 발 빠르게 전한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그런 그가 최근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더난출판)라는 책을 펴내고 스타트업 업계인 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책은 먼저 언론사 기자 출신이었던 임정욱 센터장이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센터장을 거쳐 미국 라이코스 대표를 맡았던 오래 전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작된다.

영어에 서툴렀던 그는 2009년 3월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가 미국인들과 일하면서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 일하는 방식 하나하나를 익히며 적응해 나갔다. 자리에 없으면 서류를 책상 위가 아닌 의자 위에 놓고 가는 것부터,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점심 식사, 밤에는 회식을 꺼려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까지 그가 몸소 부딪치며 배워간 것들이다.

이처럼 책에는 다음이 인수한 라이코스가 또 다시 인도 회사에 팔리기 전까지 약 3년 간 임 센터장이 점령자가 아닌 그들과 함께 일하는 동료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과 과정이 세세히 적혀있다. 또 여러 글로벌 기업, 인사들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으며 각각의 문화와 비즈니스 관행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도 생생히 기록돼 있다.

또한 임정욱 센터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3년을 살면서 느낀 미국 동부와 서부의 지역차도 설명한다. 보스턴의 경우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고 보수적인 반면, 전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이방인이 주류를 이루는 실리콘밸리의 자유분방함과 도전 정신 넘치는 분위기를 대조해 보여준다.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더난출판, 296쪽, 1만5천500원)

또 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적 차이도 설명한다. 미국은 타운홀미팅을 통해 격의 없이 상호 대화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소통 문화를 가진 반면, 우리나라의 토론 문화는 진정한 토론이라기보다는 참석자들이 준비한 말만 하는 일방향 소통이라며 안타까워한다.

미국과 중국 등 기술 발전이 앞선 다양한 나라로 건너가 현지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기 좋아하는 임정욱 센터장은 한국의 갑을관계도 지적한다. 미국 기업의 경우 핵심 사업 외에는 외부 서비스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이용하고 이들과 함께 성장해 가지만, 우리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정신이 크게 결여돼 있다는 부분도 꼬집어 비판한다.

아울러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중국이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기술 강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하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맹활약 중이고, 기업가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중국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2018년 3월 미국에 116곳, 중국에 66곳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쿠팡과 옐로모바일 두 곳에 불과한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나아가 그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중국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정부도 이런 기술 속도전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그리고 한자 문화권에 있는 한국인이 이런 중국의 발전을 직시하고, 여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중국의 ‘신 4대 발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고속철도, 모바일 페이, 공유자전거, 전자상거래 등 중국의 새 성장 동력도 자세히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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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센터장의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는 미국과 중국의 앞선 기술과 우리와 다른 문화를 기록한 책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울만한 교훈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얘기들도 곳곳에 발견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호기심 많은 임정욱 센터장의 생생한 관찰과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리서치&컨설팅 기관이 조사한 데이터의 나열이나, 전문가들이 어디선가 인용한 글을 재인용하는 딱딱한 책이 아니라, 산 체험을 바탕으로 독자들과 소통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