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옥스포드 "중국 인공지능 수준, 미국의 절반"

하드웨어·알고리즘 등 역량 지수화 통해 비교분석

인터넷입력 :2018/05/03 08:22    수정: 2018/05/03 08:23

중국의 인공지능(AI) 역량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영국 옥스포드대학이 지난 3월 발표한 '중국 AI 꿈을 파헤치다' 보고서는 국가 'AI잠재지수(AIPI)'로 중국과 미국을 비교하고 이같이 평가했다. AIPI란 '하드웨어', '데이터', '알고리즘'과 '상업화' 이 네 가지 방면에서 한 국가의 종합적인 AI 역량을 측정해 지수화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 네 가지 방면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면서 중국이 '데이터'에서만 우위를 보이고 나머지 세 영역에서는 미국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보고서가 내놓은 AIPI 지수에서 중국은 17점, 미국은 33점을 받았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고서는 반도체와 IC를 두고 지수를 평가했다. 반도체 생산 비율을 봤을 때 중국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4%에 불과했지만 미국은 50%에 달했다. IC 생산 방면에서 고성능 및 고효율 FPGA 생산업체 투자 상황을 비교했을 때 미국의 FPGA 생산업체가 총 1.925억 달러를 투자받아 세계 투자액의 42.4%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 3440만 달러 투자로 세계 점유율이 7.6%에 그쳤다.

중국의 하드웨어는 미국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AI 발전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으며 중국은 수입과 구매 방식을 통해 AI 하드웨어 능력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됐다. 여기서 미국과 유럽의 압박에 따른 제한 역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연구와 알고리즘 방면에서 지난해 중국의 인재풀은 3.9만 여명의 인공지능 연구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이 7.8만 명 이상의 연구 인력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중국의 과학 연구 인력이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연구 발표 성과 측면에서 아직 혁신 등 방면에서 미국과 격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비록 중국의 논문과 특허 수가 비교적 많지만 인용과 활용 수량 측면에서 미국에 미치지 못했고 영국에도 밀렸다. 이는 중국의 연구개발이 가진 영향력이 아직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상업 생태계 네트워크 방면에서 중국은 세계 2위를 차지했지만 미국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모든 AI 기업 가운데 미국이 42%, 중국이 23%를 차지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투자받은 액수로 비교했을 때 중국 기업이 받은 투자는 26억 달러에 불과해 미국의 172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경쟁력있는 신흥 AI 기업을 봤을 때 미국은 39개, 중국은 3개 였다. 201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79건의 AI 분야 M&A를 분석했을 때 66개가 미국 회사에 인수됐으며 3개 기업만 중국 기업이 사들였다.

관련기사

중국의 데이터 측면에서 우위는 뚜렷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절대적 우위가 '프라이버시 보호의 미비함'에서 온다고 봤다. 중국의 IT 대기업이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중국회사와 정부 기관이 데이터를 일상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비록 중국이 장악한 데이터 총량이 매우 크지만 중국의 '데이터 보호 주의'가 중국의 인터넷을 폐쇄적 생태계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이 없는 중국 시장을 위챗과 웨이보가 장악하면서 수혜를 누리는 구조란 것이다. 만약 데이터가 AI 발전에 필요한 희귀 자원이라고 봤을 때, 중국 정부는 회사와 연구기관 등을 통해 이같은 자원을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국가의 경우 각종 플랫폼에서 개방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호혜' 관계를 형성하는 가운데 중국은 배제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