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커지면서 포털의 뉴스 공급 방식을 인링크에서 아웃링크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언론사 홈페이지로 바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뉴스 서비스가 여론 조작을 막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신경민·유은혜 의원은 2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포털 인 or 아웃-포털 댓글과 뉴스 편집의 사회적 영향과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네이버 원윤식 상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영해 인터넷융합정책국장,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회 도입부에서 신경민 의원은 “포털의 뉴스편집을 너무나 당연한 걸로 생각하게된 데에는 언론도 책임이 있고, 소비자 의식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 한다”며 “언론이 많다고 해서 질이나 자유가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고전적인 명제가 (현실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제휴 매체가 124개, 아웃링크 제휴 편집에는 노출되지 않지만 검색을 하고 있는 매체는 567개에 이른다는 것.
특히 이번 토론에서는 포털이 아웃링크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여론 조작의 우려는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 의원은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댓글이 분산돼 여론 조작 집중이 어려워진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매크로를 통한 댓글 게시 및 추천 수, 공감 및 비공감 조작의 우려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파적 뉴스의 편중이 심화될 수 있고, 특정 언론사가 가진 편향적 이념에 매몰된 인터넷 독자들만 주로 방문해 뉴스 소비가 파편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지원 변호사는 “여론은 댓글 창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음 아고라나 일베도 공론장 역할을 한다”며 “아웃링크 전환 후에도 조작의 우려는 여전하고, 무엇이 여론이고 조작인지 정의하기 힘들고 늘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론 조작을 다소 어렵게 만들기 위해 다수의 이용자가 이용하는 공론장을 없애는 게 타당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네이버 측은 모바일 환경에서의 이용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했던 것이고, 비정상적 댓글을 막기 위해 기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원윤식 상무는 “작은 화면을 가진 모바일에서는 인링크 방식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며 “네이버는 광고 수익이 아닌 이용자 경험 및 사용성을 위해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했었다”고 말했다.
또 원 상무는 “아이디 생성 단계에서부터 비정상적 회원 가입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이를 적극적으로 필터링 하고 있다”면서 “동일 IP 대역 및 단말기로 판단되는 곳에서 다수의 로그인 시도나 댓글 작성 등에서 비정상적 접근인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웃링크 방식 하에선 소수 매체들만 이득을 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언론사 트래픽이 늘어남에 따라 배너 광고 매출이 발생하면서 기존 메이저 언론들에게 트래픽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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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대표는 “뉴스 아웃링크 방식이 도입되면 언론사들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이 지급하는 연간 1천억~2천억원 규모의 전재료와 부차적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 한다”며 “이를 포기할 수 있는 언론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호 교수는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하면 조중동 등 소수 언론사에겐 좋을 수 있지만 대다수가 좋을 것이냐, 국가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냐, 국민이 원하는 것이냐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