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콘텐츠 제공 제휴(Contents Provider, CP) 매체를 대상으로 뉴스 아웃링크 전환에 대한 의견 수렴에 들어가, 그 배경과 결과 공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 방식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일단 아웃링크 찬반 의견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뉴스 계약 전환 시 계약 당사자인 언론사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의견이 취합되더라도 매체 실명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찬반 조사를 놓고 네이버가 뉴스 공급 방식 개편의 책임을 언론사에 떠넘긴다는 지적도 있는데, 네이버와 학계 전문가들은 필요한 의견수렴 절차란 입장이다.
■ 네이버 “아웃링크 찬반 알려 달라” 의견 수렴 착수
네이버는 지난 27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일부 언론사들이 뉴스 아웃링크 전환을 요구하자, 이에 대한 CP 언론사 찬반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구글 방식의 아웃링크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내용이다.
의견 수렴 대상은 네이버와 인링크 방식의 뉴스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124곳의 언론사다. 답변 기한은 5월2일 오후 1시까지다.
네이버는 이메일에서 “언론과 정치권 중심으로 네이버 뉴스에서 구글 방식의 아웃링크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네이버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보고자 한다”며 “큰 틀에서 아웃링크 전환 참여, 인링크 유지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에 따르면 인링크가 없어질 경우 언론사에 지급하는 뉴스 콘텐츠 비용인 전재료는 사라진다. 다만 모바일 메인에서 뉴스판은 그대로 가면서 아웃링크가 될지, 또 매체 선택에 따라 아웃링크/인링크 결정 여부 등은 아직 검토되지 않았다.
■ 언론사 실명 비공개...찬반 비율만 공개될 듯
네이버는 5월2일 마감된 아웃링크 찬반의견을 종합하되, 매체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
다만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아웃링크 찬반에 대한 각각의 비율 정도를 공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의견수렴에 회신 하지 않은 언론사의 경우 기권 또는 무응답 항목으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즉 “아웃링크 찬성 매체 O곳, 인링크 유지 매체 O곳, 무응답 O곳으로 종합. 아웃링크에 대한 찬성 여론 O%” 식으로 공개될 공산이 크다.
또 이를 공식 발표하기보다는 정치권에서 아웃링크 전환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는 만큼 근거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천대학교 법학과 최경진 교수는 “뉴스 아웃링크 전환 요구가 큰 만큼 네이버 입장에서는 서비스 정당성 확보를 위해 CP 언론사 대상으로 아웃링크 찬반 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현재 아웃링크를 주장하는 매체들은 사실 아웃링크나 인링크나 수익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고 추후 전재료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전략에 따른 요구 아니겠냐”며 조심스런 의견을 냈다.
■ “언론사 공 떠넘겨” vs “의견 많이 들을수록 좋아”
이번 네이버의 의견수렴에 대해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뉴스 공급 방식을 바꾸지 않고, 의견수렴 절차를 빙자해 언론사에 공을 떠넘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또 네이버가 언론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하지만 네이버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아웃링크 전환을 요구한 만큼 이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 수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아웃링크 요구가 전체 여론인지, 아니면 소수 언론사에 국한된 주장인지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현재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둘러싼 개선 요구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언론사들이 어떤 뉴스 제공 방식을 원하는지, 아웃링크 요구가 대다수 의견인지 소수의견인지 파악해보고자 한다”면서 “어떤 방향을 정해 놓고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견 취합 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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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나은영 교수는 “포털사들이 (뉴스 제휴와 관련해) 언론사든 이용자든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네이버가 언론사 대상으로 아웃링크 전환 여부를 묻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승주 교수는 “뉴스 서비스를 아웃링크로 돌릴 경우 영세한 매체의 경우 트래픽이나 보안 이슈 등을 감당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찬반 조사는 필요해 보인다”면서 "일부 유력 매체들은 모든 매체들이 네이버에서 아웃링크로 전환되길 원하고, 종국에는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아예 없애고 싶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