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탈퇴 회원도 계속 추적"

인터넷입력 :2018/04/23 07:55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부정 사용 파문으로 이용자 집단 탈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여전히 그들의 정보를 수집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항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다.

미국 IT미디어 더넥스트웹은 지난 21일 "페이스북과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 스캔들로 페이스북을 삭제하라 운동(The #DeleteFacebook movement)이 일고 있고, 일런 머스크같은 명사들도 그에 동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페이스북이 인정한대로, 탈퇴 이용자와 비회원을 추적할 방법은 여전히 있다"고 보도했다. [☞원문보기]

미국 상원에서 증언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영상 캡처)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부정 사용 사건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케임브리지대학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는 당시 페이스북 심리검사 앱 실험 참가자 27만명과 그들의 온라인 친구를 포함한 수천만명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 정보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를 지원한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에도 넘어갔다.

페이스북이 심리검사 앱을 이용했거나 그 사람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당사자 모르게 이용자 수천만명의 개인정보를 외부에 건넸다는 점은 그 자체로 충격을 줬다. 이에 더해 개인정보를 가져간 CA란 회사의 윤리성도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채널4'는 트럼프 캠프가 대선 때 CA를 활용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큰 행위를 벌였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 무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계정 포스팅으로 과실을 인정하며 사과하는 내용과 문제 재발방지 대책을 담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CA를 비롯한 외부 개발자가 만든 페이스북 앱 가운데 2014년 회사의 데이터 액세스 정책 변경 이전의 대규모 정보 접근 앱을 전수조사하고, 추후 개발자 데이터 접근 제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저커버그 CEO는 4월초 의회 청문회에도 출석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비회원 인터넷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더넥스트웹은 저커버그 CEO가 답변을 회피하려 했지만 압박을 받고 결국 페이스북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도 "보안 목적으로" 네트워크상의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수집하는 비회원 정보의 주된 출처는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하는 웹사이트와 앱이다. 사람들이 '좋아요' 버튼같은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API를 적용한 웹사이트와 앱에 방문하면, 그 사람이 페이스북에 로그인하지 않았거나 계정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페이스북은 그의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넥스트웹은 "만일 그런 사이트를 이용하는 친구를 뒀고 그가 휴대전화에서 당신의 이름을 포함하지 않은 채로 당신과 연결될 수 있는 연락처를 업로드했다면, 그는 당신이 실제로 프로필을 가졌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 정보를 공유한 셈"이라며 "페이스북을 삭제하라 운동은 정당한 제스처지만, 페이스북의 수완은 그걸 무력화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페이스북이 이용자들과 동일하게 모든 탈퇴 이용자나 비회원의 프로필을 만들어내고 관리 중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용자를 통해 제공된 관련 정보로 이용자가 아닌 사람의 프로필이 구체적으로 보완될 여지는 있다.

과거에도 페이스북이 탈퇴 이용자의 활동을 추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11년 11월 미국 언론들은 독일 함부르크 정보보호청이 페이스북의 쿠키파일 활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탈퇴 이용자의 인터넷 활동 정보를 불법 추적하고 있다고 의심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