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데이터 수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정을 만들지 않았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전날의 상원 청문회와 달리 이날은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고 씨넷이 전했다.
청문회 서두에 프랭크 팔론 의원은 페이스북의 개인 프로필 페이지 설정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 애초에 페이스북이 왜 이용자들에게 데이터 수집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쉽게 편집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냐는 질문이었다.
팔론 의원은 저커버그에게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지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저커버그는 “한 단어로 답변하기엔 너무 복잡한 이슈다”고 답변했다.
씨넷이 이 같은 일화를 전해주면서 전날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와 통상위원회 합동 청문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평가했다.
전날 질문을 던진 44명의 상원의원들은 저커버그를 압박할만한 내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은 상원의원들이 페이스북이 하고 있는 일이나 플랫폼 작동 방식 등에 대해 이해하려는 수준의 질문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하원 청문회 참석 의원들은 핵심 이슈들을 집중 공략하면서 저커버그를 압박했다고 씨넷이 전했다.
■ "페이스북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 그런데 신뢰 상실했다"
프랭크 팔론 의원은 페이스북의 개인 프라이버시 기본 설정 문제를 제기했다. 캘리포니아 출신 안나 에슈 의원은 저커버그 자신과 관련한 데이터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의 영향을 받았는지 물었다.
특히 팔론 의원은 페이스북이 “우리 데이터를 빨아들이면서도 안전하게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면서 저커버그를 강하게 압박했다. 루잔 의원은 페이스북이 계정을 갖고 있지 않은 이용자 관련 정보는 얼마나 수집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플로리다 출신 페이시 캐스터 의원과 뉴멕시코 출신 벤 루잔 의원은 사람들이 웹서핑을 할 때 페이스북이 얼마나 많이 추적하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루잔 의원은 “페이스북의 비즈니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됐다. 그런데 당신들은 신뢰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페이스북이 계정이 없는 사람도 ‘그림자 프로필’을 추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했다. 이 질문에 대해 저커버그는 ‘그림자 프로필’은 처음 듣는 용어라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저커버그는 데이터 정책을 좀 더 단단하게 가다듬고 이용자 보호 조치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커버그는 또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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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우리는 책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그건 큰 잘못이다. 내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씨넷은 “10일 열린 상원 청문회가 의원들이 페이스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열려 평화스러운 분위기로 마무리된 반면 하원 청문회는 좀 더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