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승자는 저커버그?…"송곳 질문 없었다"

5시간 내내 막힘없어…"오히려 이미지 개선" 평가도

홈&모바일입력 :2018/04/11 11:17    수정: 2018/04/11 11:2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마크 저커버그가 워싱턴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5시간에 걸친 상원 청문회 내내 여유 있게 대처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의 시선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 쏠렸다. 8천700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페이스북의 최고 수장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 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청문회는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저커버그는 하루 뒤인 11일에는 하원 에너지 통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미국 상원에서 증언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영상 캡처)

저커버그는 이날 트레이드 마크인 반팔 티셔츠 대신 검정색 양복을 입고 출석했다. 캐주얼한 저커버그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겐 다소 낯설어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이날 5시간에 이르는 청문회 내내 의원들의 질문에 막힘 없이 답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페이스북 경쟁자 꼽아보라" 질문엔 대답 못해

청문회에선 페이스북의 독점적인 영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린제이 그레이엄 의원(공화당)이 저커버그에게 “최대 경쟁자를 꼽아보라”고 질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질문에 저커버그는 이렇다 할 경쟁자를 꼽지 못했다. 사실 페이스북은 현재 소셜 미디어업체들 중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그러자 그레이엄 의원은 계속 독점 이슈를 거론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다소 주저하는 표정을 보이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페이스북의 독점적인 영향력을 비판하는 질문을 한 린제이 그레이엄 의원. (사진=씨넷 영상 캡처)

타깃 광고를 제거하는 유료 버전 출시 의향이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선 매체들마다 다소 보도 방향이 달랐다.

씨넷은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은 늘 공짜로 남아 있을 것”이란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더버지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유료 버전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의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데이터 이용 관행 개선 조치를 여러 가지 발표했다. 특히 정치 광고 같은 경우 광고란 표시를 분명히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공유에도 제한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페이스북의 중재 기능에 대한 질문이 적지 않게 나왔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혐오 발언이나 문제가 될만한 포스트들을 걸러내겠다고 밝혔다.

■ "의원들, 페이스북 작동방식도 이해 못한 것 아니냐" 비판도

더버지는 또 이날 저커버그 발언에서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도 있다고 지적했다.

개리 피터스 의원(민주당)은 이날 “페이스북이 이용자 개인 정보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에서 수집한 음성 정보를 활용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따라서 나중에라도 이런 정황이 공개될 경우엔 저커버그는 위증 혐의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마크 저커버그의 티셔츠 패선. (사진=씨넷)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입장에선 5시간의 긴 청문회가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다. 언론들은 벌써부터 저커버그가 이번 청문회의 승자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반영하듯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페이스북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상원의원들에겐 아픈 지적도 적지 않게 나왔다.CNN은 이날 청문회에서 눈에 띄는 질문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사용자 설명서 내용이 복잡하다는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었다는 따끔한 비판까지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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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버지는 좀 더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상원 의원들이 페이스북 작동 방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질문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더버지는 “의원들이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다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질뭇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고 꼬집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