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위해 국정과제로 꼽힌 전기통신설비 공동구축과 공동활용에 관한 정부와 사업자 간 협의가 첫발을 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기존 통신 인프라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함께 중복 투자를 줄이는 ‘신규 설비의 공동구축 및 기존 설비의 공동 활용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통신사 CEO가 참여한 두 차례의 장관 간담회와 실무자 간 지속적인 협의를 바탕으로 마련된 안이다. 5G 통신 조기 상용화라는 목표를 두고 큰 틀의 공동 인프라 구축과 활용 방향이 마련된 셈이다.
기본적인 제도의 틀이 마련된 만큼 구체적인 향후 일정에 이목이 쏠린다.
■ 4월말까지 고시 개정안 의견수렴, 7월 본격 시행
과기정통부는 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설비 등의 제공조건 및 대가산정기준 ▲전기통신설비 공동구축 ▲전기통신설비 의무제공대상 기간통신사업자 등의 세가지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날 행정예고된 고시 개정안은 이달 30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의견제출 기간을 포함해 고시 개정에 따른 관련절차를 밟아 상반기 내 개정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시 개정안의 부칙을 보면 시행일은 모두 7월1일부터다.
즉,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기통신설비 공동구축과 공동활용에 관한 개선방안이 실제 법적 효력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5G 주파수를 할당하는 시기에 맞춰 통신사의 네트워크 공동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바탕을 마련한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 의무제공 설비 대가 산정은 올해 연말까지
전기통신설비의 공동활용을 위해 통신사 간에 가장 첨예한 문제는 활용 대가다. 법으로 의무제공 대상설비를 지정해 적절한 대가를 산정해야 하는 만큼 면밀히 따져야 하는 부분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단일 대가 기준과 달리 5G 구축을 위한 의무제공 대상설비의 이용대가는 도심과 비도심처럼 지역별 공사환경의 차이를 반영해 차등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체적인 이용대가 산정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자료조사와 대가산정 모형 개발, 현장실사 등을 거쳐 산정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작업은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대가 산정이 완료되기 이전에 공동구축이 진행되더라도 상호접속료 정산과 같이 제도 시행일 기준부터 역산하는 방법으로 통신사 간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아울러 통신사는 서로의 설비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할용이 가능한 광케이블 여부와 위치, 구축연도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 경우 통신사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내년 1월1일부터 공동활용 가능 설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필수설비 공동구축 공동활용과 같은 제도를 바꾸는 것 중요한 것이 아니라 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국가적인 도전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표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성배 국장과 일문일답.
- 향후 공동활용과 구축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가지고 있는가?
“오늘 발표는 기본적인 규칙을 세우는 식의 룰 세팅이다. 고시에 기본적, 의무적으로 적어야 하는 룰이고 행정예고 이후 완료되면 KISDI 중심으로 현장에서 실제 통계적으로 망 구축에 얼마를 쓰는지 대가 반영하는 작업이 있고, 그 대가를 반영해서 빌리고 빌려쓰게 하는 3가지를 생각했다.
새로운 제도를 마련했는데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룰을 만든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작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무적이 아닌 사항은 사업자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 있다. 비용 분담 등의 내용은 여기서 의무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통신 3사가 공동으로 한다면 협의체를 통해 충분히 자율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수 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자율적으로 안되는 부분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실제 맨홀 뚜껑을 열고 들어가 제대로 하는지 철저히 반영해 금지행위로 삼을 내용을 찾아 보고 이를 양태로 적시해 과징금 내리고 과태료 내려 작동하게 할 것이다.”
- 현재 법상의 의무제공 사업자는 KT만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인입구간에서는 전 사업자로 확대됐다고 볼 수 있는가.
“실질적으로 인입 구간은 병목이 유무선 전체에서 가장 심한 구간이다. 관심을 크게 둔 것은 인입 구간일 수밖에 없다. 이에 관해 관로나 케이블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 전체가 의무제공 사업자가 되도록 했다. 나머지는 현재와 같다.”
- 공동 구축과 활용에 따른 투자비 절감으로 5G 요금 인상 억제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나.
“투자비 절감 효과는 예측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기지국과 설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발표한 추정치는 범위가 4배에서 16배까지로 넓다. 물론 그만큼 절감 된다면 5G 요금 영향 있을 것이다. 공동으로 구축하고 설비 활용이 효율적이라면 필요하다고 본다.
5G 요금 구조는 가늠할 수 없다.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 요금 구조가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바뀌고 음성은 무제한으로 가면서 캐시카우 자리를 내주고 데이터 전용 요금제로 왔다. 5G 요금은 당장 예측할 수 없지만 데이터가 많이 활용될 것이고 단가는 낮아질 수 있는데 이와 상관없이 요금 문제는 정책적으로 찾아갈 방향이 따로 있다.”
- 대가 산정이 올해 말 쯤이라고 했다. 주파수 확보 직후부터 설비 인프라 구축에 나설텐데 한템포 늦는 것이 아닌가.
“주파수 할당 이후 실질적으로 네트워크 구축 시점은 추후에 봐야 한다. 이런 것을 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빨리 당기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상호접속도 그렇고 도매대가도 그렇고, 조율과 협의 계산이 늦어지면 역산해서 반영한다. 이런 점이 가능하다. 2년 후면 불확실성 높아지고 두세 달 정도는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주파수 받아 망구축 하는데 대가 산정 없어서 못 하게는 하지 않는다.”
- 방송통신위원회와 금지행위 제도를 마련하는 계획은 어떻게 되나.
“방통위와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고 방통위에 직접된 사안이 많아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법적으로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당하게 못하는 것은 있는데, 광범위한 내용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 얼마 과징금이냐의 기준을 세워 작동 잘되게 한다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대가 논쟁을 두고 기본 제공 범위를 1미터냐 100미터냐의 범위 문제는 사라졌나. 또 지역별 차등은 왜 하는 것인가.
“실제 1미터를 쓰면서 100미터 요금 내는 것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통신사 간에 극단적 주장이 오가는게 있는 것 같다.
실제 적용했을 때 최소 제공 거리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역시 극단적인 사례지만 1미터를 쓰는데 99미터가 다른 용도로 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100미터 쓰는 것이랑 똑같다는 주장도 정확하게 실사를 하고 현장상황을 보고 정책적인 배려나 시장 경쟁을 고려해 통신사 간 급격한 충격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
지역 차등은 예를 들어 1년에 2만건 정도 필수설비 제공받을 때 2만건을 개별로 반영하는게 가장 정확하다. 다만 2만건을 모두 다루면 행정적으로 불필요하고 낭비일 수 있다. 실제로 한 단위로 했더니 비용이 많이 드는 구간과 적게되는 구간의 형평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지역적으로 나눈 뒤 현실 가격 근접적으로 반영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 알뜰폰 도매대가는 사업자 대신해 정부가 협상하는데, KISDI 산정 결과가 나오면 사업자가 결과를 그대로 따르는 것인가. 아니면 사업자가 이를 기반으로 합의하는 것인가.
“알뜰폰은 사업자간 협약 사항인데 정부가 중간에서 대신 하는 것이고 이 경우는 다른 측면으로 봐야 한다.
KISDI가 전문기관이니 자료와 통계조사 메카니즘을 만들면 이를 바탕으로 의무제공 대가는 정부가 정한다고 보면 된다. 사업자 협의와 합의는 당연히 한다. 최종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하고, 오늘 고시 개정안도 사업자 간 협조를 통해 원만하게 합의를 이룬 것처럼 대가 산정을 마칠 것이다.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불리하게 하지 않겠다. 통신사가 약한 부분은 서로 보완하고 강한 부분은 나누는 식으로 가면 완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 17개 지자체와 지하철공사 사후 협조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단순 협조가 아니라 의무제공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가는 필수설비 산정 방식으로 하거나 자료가 없을 때는 회계자료 인용해 하는 현재의 제도를 따를 수 있다. 대가를 받고 의무제공하는 식이다.
의무제공 하는 것과 안해도 되는 것과 차이가 크다. 지자체가 많이 협조해준 부분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공동 구축 과정에서 책임을 서로 떠넘길 경우 정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하고 사업자 협의로 원만하게 될지 우려스럽다.
“문제가 생길 경우 중앙전파관리소가 책임지고 분쟁조정까지 하는 것으로 조정을 해뒀다. 분쟁조정 절차로 들어가고 행정적으로 조정하고 극단적으로 소송까지 할 수도 있지만 분쟁조정 단계에서 원만하게 조정하는 식으로 갈 수 있다.”
- 운영 주체가 협의하도록 돼있는데 협의가 안되면, 합의가 의무가 아니라면 개별로 추진해도 되는 것인가.
“공동 구축을 할 당시에 빠지겠다고 한 뒤 며칠 후에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경우 비싸게 쓰라고 하면 된다. 반대로 신축건물의 건물주가 공동구축 수요가 있는데 한 통신사만 구축했다면 3년 상관없이 의무제공하도록 할 수도 있다.
공동구축 협의에서 분쟁 조정이 안된 것 가지고 뺐다고 하는 경우를 걸러내는 내용도 고시에 반영했다. 모든 케이스를 반영할 수 없지만 분쟁조정을 하고 합의조정으로 한다면 작동될 것 같다.
제도 개선 외에도 실제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사업자 간 상호적으로 하는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사에서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보다 실제 현장에서는 서로의 사정에 동조하는 부분도 크다.”
- 구축연도 3년 이하의 설비 비중은 어떻게 되나.
“3년 이하 수치는 많지 않다. 정확치는 않지만 5분의 1 또는 6분의 1 정도일 것 같다.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3년 이하일 때 오늘 구축했는데 내일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오늘 구축할 때 같이 하자고 할 때는 빠진 경우는 또 다르다. 1년, 2년, 3년, 5년, 10년 등 각 기간의 문제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원칙은 투자 회피를 막겠다는 점이다.
필수성을 무기로 경쟁을 제한하는 점으로 작용하는 것도 막아야 하는데 이 부분도 몇 년으로 해야하는지가 문제다. 일단은 기존 제도를 따르고 적정안은 찾아가는 작업이다.”
- 무선에서도 설비 개방은 사업자 간에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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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따라 이미 가능한데 제도를 굳이 바꾸냐 할 수도 있다. 핵심적으로 관통하는 부분은 자율적으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소로 접근하고 최소로 개입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의무화 한다는 내용을 고시에 적어두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고시에 없는 나머지 부분은 시장에서 자율로 한다. 고시에서 정하지 않은 것은 없다가 아니라 자율로 한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