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팀 쿡이 법정 증언대에 서기로 했다.
퀄컴과 전방위 소송 중인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6월27일(이하 현지시간) 법정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5일 보도했다.
이번 증언의 핵심 쟁점은 팀 쿡이 연방거래위원회(FTC)를 비롯한 규제 당국으로 하여금 퀄컴을 조사하도록 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애플과 퀄컴 간 소송이 갈수록 더 진흙탕 싸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 애플, 작년 1월 공격 포문…퀄컴, 3개월 뒤 "거짓주장" 역제소
팀 쿡의 법정 증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선 두 회사간 분쟁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싸움을 건 것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지난 해 1월 퀄컴 본사가 있는 샌디에이고 지역의 캘리포니아 남부지역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퀄컴이 스마트폰 핵심부품인 베이스밴드 칩 독점 공급자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한 로열티 계약을 강요했다는 게 소송 이유였다.
그러자 퀄컴은 애플이 자신들의 특허권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다고 맞섰다.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으로 맞불을 놓은 것. 퀄컴은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아이폰 수입 금지 요청을 접수하는 등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퀄컴은 지난해 4월엔 애플이 거짓 주장을 토대로 근거 없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역제소했다.
이번 공방에서 애플은 퀄컴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적정 수준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퀄컴은 애플이 아이폰 한 개를 팔 때마다 판매가격의 5%를 로열티로 받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애플은 퀄컴이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로열티를 받아가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아이폰 가격 상승은 더 커진 디스플레이 때문인데 퀄컴이 고정 비율로 로열티를 징수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퀄컴 "애플 때문에 FTC로부터 부당한 조사 받았다"
반면 퀄컴은 애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 년 간에 걸친 두 회사 합의와 협상을 그릇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퀄컴 측은 애플의 거짓말 때문에 미국, 한국 등 여러 나라 규제 기관에서 부당한 조사를 받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 해초부터 꾸준히 “법정에서 잘못된 주장을 가려내고 애플의 관행을 샅샅이 밝혀낼 기회를 갖게 된 걸 환영한다”고 논평해 왔다.
관련기사
- 팀 쿡, 6월27일 애플-퀄컴 법정에 선다2018.04.06
- "애플, 퀄컴 칩 안 쓰려 꼼수 동원했다"2018.04.06
- 퀄컴 초강수…"아이폰 美 수입금지해달라"2018.04.06
- 애플-퀄컴 '특허소진' 공방…칩사업 근간 흔드나2018.04.06
팀 쿡이 법정에 서게 된 건 이런 쟁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CEO 입장에서 퀄컴과 협상 과정에서 부당한 압박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쿡의 법정 증언은 애플, 퀄컴 등 소송 두 당사자 뿐 아니라 폭스콘을 비롯한 외주 생산업체들까지 함께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