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8년 전 페이스북 사생활 정책 경고

“사용자가 그만두라 할 때까지 물어야”

인터넷입력 :2018/04/02 10:11

페이스북과 구글이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으로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8년 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린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기가진, 쿼츠 등 외신에 따르면 잡스는 지난 2010년 월스트리트저널 컨퍼런스 ‘AllThingsD’에 등장한 잡스는 월트 모스버그 기자의 소셜네트워크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행사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도 청중으로 참여했다.

당시 이미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었으며, 약관 동의 절차를 거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경제 활동에 이용하는 것에 논란이 일던 때였다.

이에 기자는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공유 문제와 구글의 개인 와이파이 정보 기록 등을 문제 삼으며 잡스에게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애플과 잡스의 생각을 물었다.

기자 질문에 잡스는 “실리콘밸리는 획일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반드시 같은 가치관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으로, 페이스북 개인정보 이용 정책과 애플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잡스는 “애플은 실리콘밸리 동료 직원들과 항상 개인정보보호에 관해 다르게 봤다”고 답했다.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전개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애플의 경우 앱이 사용자의 행동이나 위치정보를 추적하려는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확인 받는 단계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또 사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는 해당 기능을 해제할 수도 있다.

잡스는 “우리는 앱이 하고 있는 일을 알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모스 버그 기자는 이 같은 입장이 아이클라우드에도 반영돼 있는지를 질문했다.

스티브잡스(사진=픽사베이)

이에 잡스는 “프라이버시란 사용자 스스로 가입한 것을 쉽고 분명한 말로, 반복적으로 아는 것을 뜻한다. 나는 낙관주의자다. 사람들이 똑똑하다고 믿으며,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한다”며 “그들이 당신에게 물어보는 것을 그만두라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물어보고, 데이터로 수행할 작업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에 관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는 페이스북 제품이 사용자 추적을 너무 많이 하는 것과 관련해 2007년에 사과했다. 또 2010년 그는 프라이버시 문제를 다시 인지하고 회사의 정책을 변경했다. 그리고 이 문제는 2014년, 2018년에 반복됐다.

외신은 만약 회사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공유한 데이터를 타사에 판매하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대응했더라면 오늘날 같은 혼란이 일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팀쿡 애플 CEO. (사진=씨넷)

잡스는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애플의 방식은 구식이라고 말한다”면서도 “그러나 애플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재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쿡 대표 역시 사생활 보호 정책에 있어 잡스와 같은 입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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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팀쿡 애플 대표는 미국의 IT 미디어 레코드와 MSNBC 텔레비전 방송 인터뷰에서 “개인 프로필을 만들기 위해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것이 억제돼야 한다”는 생각을 말했다. 다만 “최고의 규제는 규제가 없는 것”이란 말로 규제에는 반대 입장을 표했다.

인터뷰에서 “만약 당신이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스 대표라면?”이라는 질문에 팀쿡은 “나는 저런 상황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개인정보문제에 휘말릴 소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