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8] 삼성, 車 전장사업 몸풀기 끝났다

기술 공개 수준 넘어 상용화 전망 제기

홈&모바일입력 :2018/01/11 15:30

LG전자보다 늦게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2년간의 몸풀기를 끝내고 상용화를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CES 2018 현장에서 하만과 함께한 첫 번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전방 카메라로 차선 이탈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보행자 경고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이날 ADAS 카메라 뿐만 아니라, 커넥티드카 사회 구현을 위한 5G 솔루션을 공개했다. 해당 솔루션은 량내 장착돼 데이터송수신으로 커넥티트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TCU)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솔루션이 오는 2021년 출시 예정인 유럽 완성차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그룹 소속 세아트, BMW, 메르세데스-벤츠, FCA 차량 등에 이 솔루션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다 삼성전자와 직접적인 협력을 맺은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 호텔 내 하만 전시장에서 하만 직원이 '디지털 콕핏'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인포테인먼트·모바일에 집중됐던 초기 삼성 전장사업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이 본격 가동된 시기는 지난 2015년 1월부터다.

삼성전자는 CES 2015에서 진행된 윤부근 CR담당 부회장(당시 CE사업부장 사장)의 기조연설 자리에서 BMW 차량과 연동된 ‘터치 커맨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태블릿 하드웨어 제품이 BMW 차량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에어컨 공조시스템을 작동하거나, 오디오 실행, 차량 내부 조명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이 터치 커맨트 시스템은 현재 국내외 판매중인 BMW 7시리즈에 적용됐다.

터치 커맨드 시스템으로 기세가 오른 삼성전자는 이후 MWC 2015 현장에서 폭스바겐 그룹 소속 브랜드 세아트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해당 시스템은 세아트 주력 소형 쿠페 ‘이비자’에 탑재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실행한 세아트 모바일 앱 화면 (사진=세아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 탄력을 받은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 신설에 나섰고, 이후 독일 IFA 2016 현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모바일 디지털 키 기술을 선보였다.

천천히 전장사업 영역을 넓혀간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에 성공했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디네쉬 팔리월 하만 대표이사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 전장사업, CES 2019에서 정점 찍나

삼성전자와 하만은 내년 열리는 CES 2019에서 자체 자율주행 솔루션이 탑재된 완성차를 배치해 시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9년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거의 가까워질 시기다. 완성차 업체들과 IT 업체들은 완전 자율주행 가능 시기를 최소 2020년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3 이상의 기술 선진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레벨 3 단계는 고속도로 등 특정 도로 주행 시 시간 제한 없이 손과 발을 각각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에 대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레벨 2의 경우, 최소 20초에서 최대 1분 간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을 대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허가 받은 차량은 종합기술원 소속 차량으로 2011년 1월 국내 출시된 그랜저 HG다.

하만 디지털 콕핏이 탑재된 차량 대시보드 예시 이미지. 삼성전자와 하만은 내년 CES 2019에서 자율주행차 시연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하만)

삼성전자가 임시운행을 받은 시기는 현대차, 애플 등보다 늦다. 아직 이 그랜저 HG 완전 자율주행차가 국내 도로 시범운행을 어떻게 진행했는지도 알 수 없다.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 특성을 이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견뎌낼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의구심을 CES 2018 현장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솔루션 ‘드라이브라인’ 플랫폼으로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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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라인은 자동차 업체,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각자의 니즈에 맞게 자율주행에 주요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의 센서와 부품, 소프트웨어를 선택해 자동차와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확장성을 지닌 모듈화된 자율주행 솔루션이다. 자동차 업계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 업계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가 남았다. 유력 경쟁업체 중 한 곳인 LG전자가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을 위해 미국 반도체 업체 NXP 등과 손잡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하만과 함께 LG전자의 움직임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 호텔 내 하만 전시장에서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과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하만 대표이사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