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용 칩셋 업체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중국 오포(Oppo)전자와 비보(Vivo)전자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한다면 통신 칩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오포와 비보는 퀄컴의 연 매출액 220억 달러(약 24조4천억원)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들이다.
오포와 비보는 브로드컴이 퀄컴의 의사와 무관하게 경영권을 획득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성공할 경우, 통신용 반도체 수급에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돌연 공급선을 바꿀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퀄컴과 향후 수년에 걸쳐 총 120억 달러(약 13조3천억원)의 부품을 공급받는 비공식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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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오포와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브로드컴-퀄컴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브로드컴이 장차 중국 당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들과 마찬가지로 샤오미도 이 합병 절차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현재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에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는 퀄컴이 브로드컴에 인수된다면,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줄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