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2만5천조 번 연산이 가능한 슈퍼컴퓨터 5호기가 내년 6월 본격 가동된다. 5호기 도입으로 국내 연구진들은 전 세계 슈퍼컴퓨터 상위 500대 중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5호기는 해양 안전사고 예방 등 국가사회현안의 과학적 해결방법을 찾고 중소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각종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는데 최우선 지원될 예정이다.
한편, 세계 컴퓨팅 발전에 큰 축으로 새롭게 등장한 양자컴퓨터 기술 연구는 내년 다시 예비타당성조사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관련 예타가 기획재정부에 올라 갔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28일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5호기는 1월 중 설치 완료하고 테스트를 거쳐 6월 가동을 시작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5호기 가동으로 슈퍼컴퓨터 테라플롭스(1초에 1조 번 연산)시대를 지나 페타플롭스(1초 1000조 번 연산) 시대가 개막된다.
KISTI 이필우 슈퍼컴본부 본부장은 지난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제2차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 공청회'에서 5호기의 구체적인 시스템 구성을 소개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5호기의 전체 성능은 25.7 페타플롭스(PFlops)고, 실측성능은 60% 정도인 14~15 페타플롭스로 예상된다.
5호기 시스템은 전통적인 초고성능컴퓨터(HPC)의 역할인 시뮬레이션 및 컴퓨테이션과 최근 수요가 높은 데이터 중심 처리하기 위해 2기종 아키턱처로 설계됐다.
계산 로드는 인텔 제온 파이 나이츠랜딩 8300대 구성됐고, CPU 온리 로드는 인텔 제온 스카이레이크 130대로 구성됐다.
또, 계산을 할 때 CPU와 메모리 또 메모리와 디스크간 데이터 이동을 보다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SSD 메모리 계층을 하나 더 추가 한 것도 특징이다. 스토리지는 21 페터바이트 용량을 지원하도록 구성했다.
연구실까지 고속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KISTI가 지난해 개발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기술을 적용해 엔드투엔드 기가급 bps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머신러닝, 빅데이터 처리에 선호되는 GPU 시스템은 5호기에 포함되지 않았고, 별도로 GPU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 GPU를 활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5호기와 별도로 GPU 시스템을 일부 구축할 계획이고 이미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5호기부터는 슈퍼컴퓨터 성능뿐 아니라, 활용면에서도 이전과 차이가 있다. 우선 사용자가 원하는 사용환경을 꾸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큰 차이다.
이 본부장은 "4호기까지 서비스 환경은 KISTI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환경을 사용자가 쓰는 방식이라 연구자가 필요로하는 프로그램이나 연구환경을 만들 수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자 5호기는 가상화 솔루션을 전체 시스템 중 약 20% 정도에 탑재했다.
이 본부장은 "가상화 솔루션이 탑재돼 사용자가 데디케이티드(전용) 머신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직접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슈퍼컴에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활용분야도 대폭 확대한다. 4호기까진 전통적 이공학 분야에 주로 활용됐다면, 5호기는 국가사회현안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하는데까지 활용분야를 넓힌다.
이 본본장은 "활용분야에서 가장 우선에 놓고 있는 분야가 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과제와 국가사회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 등에서 제품을 설계할 때 모델링, 시뮬레이션하는데 슈퍼컴을 활용하고 있고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산업체에서 활용하기 위한 포션도 우선시 된다"고 덧붙였다.
■ 양자컴퓨터는 두 번의 예타 실패....내년 재도전
슈퍼컴퓨터의 미래로 불리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국가적 관심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정원 기초원천연구정책관(국장)은 "양자컴퓨팅의 국가 연구개발(R&D)가 큰 숙제"라는 말로 양자컴퓨팅 연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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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기재부에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기술개발 사업' 예타를 신청했지만 통과하지 못했고, 지적사항을 보충해 올해 8월 초 다시 제출했으나 이 역시 실패했다.
김 국장은 "1차 예타도 실패하고, 2차 예타도 결과가 안 좋을 것 같다. 결국 세 번째 시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리학 연구자들 중에서도 양자를 공부하지 않은 분들도 설득하기가 어렵다"며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빨리 예타를 통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