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슈퍼컴 기술현황 지표인 '톱500' 리스트 최신판에 등재된 시스템 500종 모두 리눅스를 구동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14일 톱500 슈퍼컴퓨터 리스트 최신 현황을 전하면서 리눅스가 슈퍼컴퓨터 분야를 지배한다고 보도했다. [☞원문보기]
톱500은 연 2회 갱신되는 글로벌 슈퍼컴퓨터 랭킹이다. 등재 시스템 순위는 6월마다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슈퍼컴퓨팅컨퍼런스(ISC), 11월마다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컴퓨터학회(ACM)/국제전지전자기술자협회(IEEE) 슈퍼컴퓨팅컨퍼런스(SC) 개최 시점에 업데이트된다.
지난 1993년 6월에 첫 톱500 목록이 나왔고, 이번에 갱신된 2017년 11월판은 50번째 목록이다. [☞원문보기] 지난번 목록에 남아 있었던 중국 소재 IBM AIX 유닉스 파워 컴퓨터 한 쌍이 이번에 사라졌다.
톱500 최후의 비(非) 리눅스 시스템 2대였다.
톱500 최초 목록이 작성될 당시 리눅스는 거의 장난감에 불과했다. 그 때의 리눅스는 턱스(Tux)란 이름의 펭귄 마스코트조차 갖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슈퍼컴퓨팅 영역에서 리눅스의 도입 행진이 이어지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리눅스는 1998년부터 톱500 목록에 출현했다.
리눅스가 주도하기 전까지 슈퍼컴퓨팅 시스템 OS는 유닉스 천하였다.
하지만 2003년부터 톱500 목록에서 리눅스의 우세가 시작됐다. 2004년부터는 리눅스가 주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리눅스재단은 2013년 톱500 20주년을 기념하면서 목록 중 슈퍼컴 476대가 리눅스OS를 구동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2010년 6월 목록에서 리눅스는 전체 슈퍼컴 OS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지디넷 분석에 따르면 리눅스가 적어도 4~7년 전부터 슈퍼컴퓨터 세계를 장악하게 된 요인을 2가지 꼽을 수 있다.
첫째, 세계 상위 슈퍼컴퓨터 대다수는 특수 목적을 위한 연구장비로 제작됐다. 각 장비는 고유한 특성과 최적화 요건을 갖고 있는 독립적인 프로젝트다.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이런 시스템 각각에 맞춤형 OS를 개발하고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리눅스를 사용하면 연구팀은 그 오픈소스코드를 쉽게 개조하고 최적화해 그들에게 알맞게 디자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신 리눅스4.14 버전은 슈퍼컴퓨터가 헤테로지니어스 메모리 매니지먼트(HMM) 기능을 쓸수있게 해준다. 이는 GPU와 CPU가 프로세스의 공유주소공간에 접근하게 해준다. 톱500 목록 시스템 102종은 현재 GPU가속장치나 보조프로세서 기술을 사용 중이다. HMM을 쓰면 이런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둘째, 리눅스를 활용할 경우 슈퍼컴퓨터 구축과 활용, 유지관리와 개선 비용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 리눅스재단이 지적했듯이, "자체 지원 리눅스 배포판의 라이선스 비용은 20개 노드를 구동하든 2천만대 노드를 구동하든 동일"하다. 따라서 "광대한 오픈소스 리눅스 커뮤니티에 접근함으로써 프로젝트는 무료 지원 및 개발자 자원에 접근해 개발자 비용을 (더 늘리지 않고) 동일한 수준으로, 또는 다른 OS 사용 조건일 경우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리눅스는 초기 톱500 슈퍼컴퓨터 세계에 입성해 입지를 넓혀 온 인텔 x86 프로세서 덕분에 확산의 단초를 얻은 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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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99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산하 연구소인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도널드 벡커와 토머스 스털링은 범용서버를 활용한 슈퍼컴퓨터 '베오울프(Beowulf)'를 설계했다. 기존 슈퍼컴퓨터를 쓰지 않을 셈이었던 그들은 인텔 486 DX4 프로세서 16개로 클러스터 컴퓨터를 만들었다. 클러스터 연결에 성능 향상 효과를 얻기 위한 이더넷 채널본딩 방식이 쓰였다. 베오울프 슈퍼컴퓨터는 순식간에 성공을 거뒀다. 베오울프 설계는 지금도 여전히 슈퍼컴퓨터를 디자인하는 대중적이고 저렴한 방식으로 남아 있다. 이번 톱500 목록에서 성능 서열 437위 컴퓨터가 사용한 클러스터 디자인이 베오울프 설계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편 이번 목록에서 중국은 보유 슈퍼컴퓨터 댓수 기준 상반기 159대에서 43대 늘어난 202대로, 같은기간 미국의 169대에서 25대 줄어든 144대를 크게 제쳤다. 중국은 등재시스템 성능합산 비중으로도 전체 35.4%를 차지해 미국의 29.6%를 넘어섰다. 중국의 쾌조, 미국의 부진은 2년전 추세를 통해 예견된 바다. 2015년 11월 당시 미국은 여전히 시스템 성능 총합으로 나머지 국가를 압도했지만 등재 시스템 수는 2005년 이후 지속 감소세였다. 반면 중국은 수년간 세계 1위 슈퍼컴 보유국 자리를 잇는 중이었고 순위권내 시스템 성능합산 비중으로도 2005년 세계 5위에서 2015년 세계 2위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