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슈퍼컴퓨터 자체 개발 뛰어든다

미국, 일본, 중국, EU 이어 다섯 번째

일반입력 :2017/12/27 15:26    수정: 2017/12/27 18:15

정부가 향후 5년 안에 초당 1000조 번 연산 가능한 페타스케일급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한다.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경험을 축적해 미국, 일본, 중국, EU에 이어 '슈퍼컴퓨터 개발국가'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정원 기초원천연구정책관(국장)은 27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 2차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 공청회'에서 "90년대 중반 타이컴이란 컴퓨터 개발 이후 국가적으로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별로 없었고, 이 분야 기술 개발이 상당히 지연된게 사실"이라며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슈퍼컴퓨터 기술 선도국가들은 국가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 EU는 페타스케일을 넘어 엑사스케일(초당 100경 번 연산) 슈퍼컴퓨터를 개발중이다. 중국은 국가센터 중심의 기초·거대 과학 연구 및 차세대 초고성능컴퓨팅 기술 개발을 추진하며 세계 1위 슈퍼컴퓨터(선웨이 타이후라이트, 93PF)를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되는 '제 2차 국가초고성능(HPC) 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국가차원의 개발을 시작한다.

2차 기본계획은 크게 슈퍼컴퓨터 활용확대와 개발역량 강화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은 '기본계획(안)' 중 '개발역량 강화' 과제로 포함됐다.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의 목표는 주요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자체기술 개발 역량을 획득하는 데 있다. 슈퍼컴퓨터 전체를 다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HW)와 시스템 소프트웨어(SW) 영역에서 국산화 가능한 부분을 선정해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HW는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이 맡았고 시스템 SW 개발은 지난해 설립된 HPC사업단이 진행한다. 예산은 두개 사업 합쳐 5년 동안 300억원 가량이 책정됐다.

이날 공청회에선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이필우 KISTI 본부장은 "슈퍼컴 개발을 우리가 꼭 해야 하느냐는 질의를 많이 받았다. CPU 같은 프로세서를 만들지 않은데 슈퍼컴 개발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하지만 우리도 기술 개발부터 시작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KISTI가 HW를 만들고 HPC 사업단이 만드는 시스템SW를 그 위에 탑재해 3년~5년 내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 2차 국가초고성능 컴퓨팅 육성 기본 계획(안)에는 활용 확산을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현안 문제 해결에 슈퍼컴퓨터를 적극 활용한다. 기상·해양분야의 환경변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등에 적극 도입될 예정이다. 또, 중견중소기업이 디지털혁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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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개발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슈퍼컴퓨터 개발 이외에,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과 국가 차원의 중장기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 추진도 포함됐다.

2차 기본계획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과 관계기관 의견수렴 결과를 검토·반영해 내년 초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