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 기기에 구글이 아닌 모질라의 브라우저를 설치해 쓸 수 있다는 흥미로운 소식이 나왔다.
미국 지디넷 자매지 테크리퍼블릭은 지난 4일 크롬OS 기반인 크롬북에서 크롬 브라우저 대신 파이어폭스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요령과 실제 사용시 얼마나 쓸모가 있었는지를 체험, 분석해 소개했다. [☞원문보기]
크롬북은 구글의 PC 운영체제(OS) '크롬OS'를 탑재한 노트북이다.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해 구글앱스와 각종 웹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나왔다. 윈도, 맥OS, 리눅스같은 일반 데스크톱OS처럼 기기에서 구동되는 일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설치는 제한돼 있다.
크롬OS에서 쓸 수 있는 데스크톱 브라우저는 구글의 크롬뿐이다. 크롬은 크롬OS에 내장돼 있다. 타사 데스크톱 브라우저는 일반 앱이기 때문에 크롬OS에 내려받지도 설치하지도 못한다. 그럼 파이어폭스는 어떻게 크롬OS에 내려받아 쓸 수 있을까.
테크리퍼블릭은 데스크톱용이 아니라, 모바일용 브라우저를 쓰는 방법을 찾았다.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윈도, 맥OS, 리눅스 데스크톱용 버전과 안드로이드 모바일용 버전으로 각각 개발된다. 공식 앱 장터 '구글플레이'에서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를 내려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 크롬OS는 일반 브라우저같은 웹서핑, 크롬 확장기능을 통한 웹앱 설치와 구동만 가능했다. 구글은 지난해(2016년) 5월 안드로이드 앱을 크롬OS에서 돌릴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가상화 방식을 쓰지 않고 네이티브 설치와 실행을 지원한다고 예고했다. [☞관련기사]
■구글플레이 지원하는 크롬북 모델 목록
덕분에 이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처럼 크롬북 기기 사용자도 구글플레이를 통해 안드로이드용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크롬북이면 다 되는 건 아니다. 크롬북 제조사별 기기 종류에 따라 지원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를 기본 지원하는 기기는 뭘까.
일단 ▲구글 크롬북 픽셀(2015)과 ▲구글 픽셀북에서 된다. 삼성전자 ▲크롬북3 ▲크롬북 플러스 ▲크롬북 프로 모델도 지원한다. HP크롬북 ▲x360 11G1 EE ▲11G5 EE ▲13 G1 모델로도 된다. 포인투(Poin2) ▲크롬북11 ▲크롬북14 모델로도 가능하다.
레노버 ▲플렉스11 크롬북 ▲N23 크롬북 ▲N23요가 크롬북 ▲아이디어패드N42 크롬북 ▲N22 크롬북 ▲N42 크롬북 ▲씽크패드11e 크롬북(3세대 및 4세대) ▲씽크패드11e 요가 크롬북(4세대) ▲씽크패드13 메디언 크롬북 S2015가 지원한다.
또 가능한 모델은 델 크롬북 ▲11컨버터블(3189) ▲13(7130) ▲11(3180) ▲13(3380)을 포함한다. 에이수스 크롬북 ▲플립C100PA ▲플립C213 ▲플립C302 ▲C202SA ▲C300SA / C301SA도 해당한다. 에이서 크롬북 ▲R11 ▲R13 ▲스핀11 ▲14 ▲14포워크 ▲15(CB3-532) ▲11 N7(C731, C731T)도 마찬가지다. A오픈의 ▲크롬박스 미니 ▲크롬베이스 미니도 가능하다. CTL ▲NL61크롬북 ▲크롬북J2/J4도 있다.
이밖에 ▲하이어 크롬북11e ▲하이센스 크롬북11 ▲에드시스(Edxis) 에듀케이션 크롬북 ▲머서(Mercer) 크롬북 NL60 ▲N컴퓨팅 크롬북 CX100 ▲넥시안(Nexian) 크롬북 11.6인치 ▲PC머지 크롬북 PCM-116E ▲섹터5 E1 러기드 크롬북 ▲비글렌 크롬북 11도 된다.
이 목록에 포함되는 크롬북 모델 사용자라면 이미 구글플레이 기능을 쓸 수 있다.
크롬북에 구글플레이가 활성화돼있지 않을 경우 다음 몇 단계를 거쳐 활성화하면 된다. 활성화하려면 ▲크롬북의 설정 앱을 열고 ▲구글플레이 항목이 보일 때까지 스크롤을 내려서 ▲구글플레이 항목을 누르고 ▲구글플레이 활성화를 누르고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면 된다.
이제 구글플레이 앱을 실행한 다음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앱을 찾아 설치할 수 있다.
■모바일 파이어폭스, 크롬OS 기본 브라우저로 어떨까
모질라는 최근 데스크톱용 파이어폭스57 버전부터 '파이어폭스 퀀텀'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모질라가 그간 퀀텀 프로젝트라는 성능 개선 작업을 통해 브라우저를 구성하는 각 핵심기술의 처리속도를 확 끌어올려 왔는데, 이 버전부터 그 결과물을 차차 적용할 계획이다.
데스크톱용 파이어폭스57 정식판은 특히 퀀텀 프로젝트의 일부인 'CSS렌더러'를 탑재했고, 크롬 브라우저보다 빠른 속도를 선보여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관련기사]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를 설치한 크롬OS에서도 이런 성능을 보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파이어폭스 퀀텀 브라우저는 모바일용으로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즉 데스크톱만큼 빠른 속도를 기대하긴 어렵다. 현시점에 최신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가 데스크톱 버전과 공유하는 특징은 커스텀탭과 포톤UI라고 불리는 새 사용자인터페이스 정도다.
아예 사용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구글플레이에 올라가 있는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 베타 버전을 사용하면 된다. 이 버전은 CSS렌더러같은 데스크톱 파이어폭스 퀀텀 브라우저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크롬북에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나 파이어폭스 베타버전을 설치했다면 이제 사용해 볼 차례다. 다른 브라우저가 설치된 크롬OS로 브라우저 밖의 환경에서 인터넷주소(URL)를 열려고 하면, 크롬과 다른 브라우저 중 어떤 걸로 열지 묻는 팝업창이 뜬다.
팝업창은 어떤 브라우저를 쓸지와 함께, 해당 브라우저를 한 번만(Just once) 쓸지 계속(Always) 쓸지 고르도록 한다. 계속 쓸 것으로 결정할 경우 앞으로는 팝업이 뜨지 않는다. 파이어폭스로 계속 URL을 연다고 하면 이제 파이어폭스가 기본 브라우저가 된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 크롬OS에서는 한 번 기본 브라우저를 바꾸면, 다시 크롬을 기본 브라우저로 지정하는 설정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파이어폭스를 지우는 방법이 하나 있다. 또는 새로운 브라우저를 또 설치해 크롬을 기본 지정하고, 그 새 브라우저를 지우면 된다.
또 크롬OS에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를 기본 브라우저 지정시 큰 문제가 있다. 크롬북과같은 노트북 스크린에 알맞게 동작하지 않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는 스마트폰같은 창모드 또는 전체화면, 2가지만 지원하고, 그나마 스마트폰 모드는 제대로 돌지 않는다.
관련기사
- MS 서피스, 무이자 2년 할부...크롬북 겨냥2017.12.08
- MS판 크롬북 '서피스랩톱' 이미지 유출2017.12.08
- 스타일러스 지원 고성능 삼성 크롬북 뜬다2017.12.08
- 크롬OS, 구글 플레이 앱 연동 지원2017.12.08
설상가상으로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의 창 크기를 최대 화면과 스마트폰모드간 전환하려면, 매번 파이어폭스 앱을 재시작해야 한다. 이밖에 탭고정 등 데스크톱 UI의 편의를 누릴 수 없다. 이걸 감수하고까지 크롬 대신 다른 브라우저를 쓸만한 이유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를 분석한 테크리퍼블릭도 크롬은 크롬OS에 깊이 결합돼 파이어폭스를 기본 브라우저로 바꾸면 실망스럽고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롬북에서 파이어폭스를 쓸 수 있는 시나리오 하나로, 보조 브라우저가 필요한 경우에 파이어폭스를 선택해봄직 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