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타트업 "구글과 불리한 경쟁, 정부 나서야"

조세·규제 회피 등 IT 역차별 문제 지적

인터넷입력 :2017/11/14 09:22

IT업계에서 발생하는 국내외 기업 역차별 현상에 대해 스타트업 업계가 정부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스타트업 이익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14일 구글 등 외국 기업과 스타트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 간 역차별 문제가 불공정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측은 성명문을 통해 "공정한 경쟁과 사회적 책임이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에게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기업들이 국내 경제를 통해 얻어가는 경제적 가치는 얼마인지, 그에 합당한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지, 적절한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고 역차별 현황을 진단했다.

이어 "기업에게 부과되는 각종 법률적 의무와 규제는 오로지 국내 기업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역차별 이슈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하는 스타트업들에게 공정한 ‘시장의 룰’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역설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외국 기업이 매출과 수익, 이에 따른 세금 납부, 고용, 사회 공헌 등 국내 경제활동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어 포럼 측은 지난 9월 국회에서 통과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개정안으로는 국외 기업의 매출 이전·조세 회피를 근절하기 불충분하다고 지적, 더 나아간 법적·사회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감법이 개정됨에 따라 국외 기업은 유한회사 형태로 국내 사업을 운영하고 있더라도 주식회사처럼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감사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불합리한 국내 기업 규제도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개인정보 보호, 청소년 보호 등 실제 이용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형식적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이용자의 해외 서비스 이용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스타트업에 특히 불리한 통신 비용 문제도 서비스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IT 기업의 역차별 문제 제기는 지난달 국정감사 이후부터 본격 공론화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정감사장에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망 사용료와 소득세를 제대로 내고 있지 않고, 고용 창출도 미미하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지난 2일 구글코리아는 이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국내 세법과 조세 조약을 준수하고 있고, 회사 내 수백 명의 직원이 근무 중에 있는 등 이해진 GIO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

이에 네이버 측은 9일 구글코리아의 공식 입장에 맞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공식 질의 및 제안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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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구글코리아가 한국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과 영업이익, 세금 납부액을 밝히고 수익 대비 고용인력의 규모, 투자, 기부 등 사회적 기여 현황, 현재 지불하고 있는 망 사용료의 공개를 촉구했다.

특히 망 사용료에 대해 네이버는 이전까지 수백억대 규모로만 알려져 있던 자사 망 사용료를 작년 기준 734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공개하면서 구글을 강하게 압박했다.